행복을 찾는 곳

그 사람은 특별하지않아.

by 탄고

언젠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설레는 마음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다가 오던 속도에 비해 나의 속도가 조금 빠른 탓으로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었고, 결국 상대방에게서 지금은 여유가 없어 더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는 대답을 듣고 말았습니다. 상대방도 그간 나눠왔던 좋은 기억이 있어 최대한 좋게 둘러 거절을 해준 것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온통 자책과 후회였습니다.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말았어야 했어. 나답지 않게 왜 그렇게 연락에 매달렸지?

다음 만남까지의 일주일을 기다리는 게 힘들어서 연락을 보챘다가 영영 못 보게 생겼잖아 등의 자책으로 그날 하루 종일은 그 어떤 일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상대방 곁에 지인으로라도 남아있어 혹시 모를 언젠가의 기회를 위해 사과를 보내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언젠가는 언제가 될까 하는 안타까움만 커져갔습니다.


그동안 그녀의 답장 하나가 그날 하루의 즐거움이었고, 그녀와의 만남이 그 주의 행복이었는데 이제는 그 어떤 행복도 남아있지 않으니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누구라도 좋으니 이 답답하고 속 타는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했습니다. 그렇게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친구네 가게로 마감시간에 맞춰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그 어떤 대답이라도 좋으니 아직 늦지 않았고 기회가 남아있다, 와 같은 희망찬 대답을 기대했습니다.


친구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사람 만나는 거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매장 개업하고 처음으로 월 1,000찍었을 때보다 우리 가게에서 친구들 불러 모아 놓고 술 마실 때가 더 즐거웠어. 하루의 행복이 가게 셔터문 내리고 친구들과 술 마시는 거였으니까. 그러다가 친구들이 각자의 스케줄이 생기고 나도 마감 이후에도 가게 영업으로 바빠지니까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 없어지더라고. 마감 시간이 다가와도 더 이상 즐거울 일이 없어진 거야. 퇴근이 반갑지도 않고. 그렇게 수개월의 시간이 흘러 주변 가게를 둘러보며 다른 가게는 어떻게 인테리어를 꾸몄나 살펴보고 어떤 음식을 파나 맛도 보며 혼자만의 즐거움이 생기니까 그때 딱 하고 깨달았지. 행복은 남에게 서가 아닌 내게서 찾는 거구나, 하고 말이야. 타인에게서 행복을 찾으니 그 사람 없이는 난 행복할 수 없구나. 그 사람이 없는 혼자만의 시간이 그렇게 지루하고 힘들 수가 없었어. 그런데 나 스스로와의 시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정말 행복한 건 없구나 하고 말이야. 내가 보기에 지금 네가 그러지 않을까 싶어. 분명 너의 행복인데 네 행복을 그녀 손에 모두 쥐어주고 하나씩 네게 나눠주기를 바라고 있어. 마치 그녀에게 네 행복을 맡겨두었으니 그녀가 꼭 나눠주기라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남에게서 행복을 찾지 말고 내게서 찾으라는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어왔어.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지,라고 답했습니다.


먼저 상대방에 대한 너의 시선을 바꿔야 할 것 같아. 지금 네 사연 속 주인공인 그 여자분에게서 특별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치우는 거지. 너와 가장 잘 어울릴 사람, 수많은 만남 속 특별한 인연이라는 과한 실루엣은 치워버리는 거야. 그 사람은 그저 네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아. 그다음은 네 순간 속에 집중하는 거야. 밥을 먹을 때면 그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너 자신에게 맛있는 밥을 차려줘. 그리고 맛있게 그 밥을 집중하며 먹는 거야. 일을 할 때면 조금 더 꼼꼼하게 해 보고 어떻게 이 일을 조금 더 잘할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며 네가 일상에서 하는 매 순간들에 조금만 더 집중해보고 그 순간을 살아가는 거야. 사실 행복을 남이 아닌 네게서 찾으라는 거창한 소리를 했지만 결국 나 자신과 함께하는 매 순간에 조금의 집중을 더해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러다 보면 너 자신에 대한 믿음과 경험이 쌓이고 쌓여 스스로와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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