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자체는 여전히 가능성 있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격차는 더욱 커졌지만, 거래소 시장 자체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벤처 업체 낭만투자파트너스는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격차는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에 신고된 27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서 원화 입금이 가능한 거래소는 5개뿐인데, 다른 22개 거래소를 사용하고자 해도 5대 거래소를 통해 원화 입금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화마켓 거래소 간 격차도 더욱 커졌다.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6개월 간 거래소 전체 일 평균 거래금액은 3조원이다.
낭만투자파트너스는 이에 더해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1등인 업비트와 2등인 빗썸 간 거래량 차이는 10배, 빗썸과 코인원의 거래량 차이는 4배, 코인원과 코빗의 차이는 10배, 코빗과 고팍스 거래량 차이는 2배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 1위인 업비트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가상자산 투자 업체 트리니토는 업비트와 빗썸의 2020년부터 2022년 연간 실적을 비교 분석하며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지칭할 때 흔히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나 2대 거래소(업비트, 빗썸)이라는 표현을 사용됐으나 이제는 다윗(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과 골리앗(업비트)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니토에 따르면 2020년에는 빗썸이 업비트보다 더 높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21년부터 업비트가 업계 1위 자리를 굳혔고 2022년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업비트는 지난 2021년 현금 보유량을 6배 늘렸고, 빗썸은 2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에는 업비트와 빗썸 각각 현금및현금성자산이 58%, 61% 감소하는 등 급격한 조정을 겪었지만 현금 보유량은 여전히 각각 48%, 41%에 달한다.
낭만투자파트너스는 2021년 업비트의 시가총액을 10조원, 2022년 시총은 3조8167억원으로 계산했다.
2021년 시총은 알토스벤처스, 하나금융투자, 새한창업투자가 두나무 구주를 약 1000억원에 매입했다는 점에 근거해서, 2022년 시총은 2023년 3월 기준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주당 단가 11만원으로 계산했다.
빗썸의 2021년 시총은 1조8990억원, 2022년 시총은 4235억원으로 추산했다. 서울거래소비상장에서의 주당 단가를 산술 평균해 2021년에는 주당 45만으로, 2022년에는 주당 10만원으로 계산했다.
업비트의 시총이 2021년에서 2022년 61% 줄어든 반면, 빗썸 시총은 같은 기간 77% 감소했다. 2021년 빗썸 시총은 업비트 전체 시총의 18.99%였는데, 2022년 빗썸 시총은 업비트 시총의 11.10%에 불과하다. 1년 사이 양대 거래소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코인원 역시 상위권 거래소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낭만투자파트너스에 따르면 코인원의 2021년 매출은 1735억원으로 빗썸과 격차가 6배였지만, 2022년 매출은 349억원으로 빗썸과의 격차가 9배로 커졌다. 낭만투자파트너스는 컴투스홀딩스가 코인원 장부 금액을 450억원으로 평가했다는 점에 근거, 코인원 기업가치를 2050억원 수준으로 봤다. 경영권까지 고려하면 실제 기업가치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지난해 시장 악화로 주춤했지만 낭만투자파트너스는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이 유니콘 기업을 여럿 배출할 수 있는 국내에 몇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평균 매매 수수료는 0.108%로 증권사 평균 수수료보다 최대 7배가 높기 때문에 거래량만 뒷받침되면 좋은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2022년 국내 전체 가상자산 총 거래금액은 1496조원인데 여기에 평균 수수료율을 곱해 낭만투자파트너스는 27개 가상자산 처래소 2022년 총 매출 겸 시장 크기를 2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2021년 매출액이 약 5000억원임을 비교했을 때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많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