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며 거래소 상장 기준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인원은 잇따른 상장 프로젝트 관련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코인원은 원화 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믹스를 상장 폐지 2달만에 재상장하며 상장 기준에 대한 논란을 겪었다. 코인원은 "거래 지원(상장) 심사 결과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되었음을 확인했다"며 상장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를 두고 코인원이 소속된 5대 원화거래소 협의체 닥사를 통해 이뤄진 합의를 독단적으로 위반했다는 논란과 상장 결정은 거래소의 자율 권한이라는 의견이 대립됐다.
업계에서는 코인원이 위믹스를 상장한 배경에 대해 경쟁력 강화 및 수익 창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위믹스 상장 이후 코인원의 2월 거래량은 전월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은 지난 3일 9개 가상자산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두드림체인, 헌트체인, 아이비피 토큰, 모티브, 마일벌스는 상장 유지 심사 평가 종목 중 하나인 외부평가 기준을 미달했다. 코인원은 외부평가로 쟁글과 토큰인사이트 평가 자료를 인용한다.
이 중 두드림체인, 헌트체인, 아이비피 토큰은 빗썸에서 이미 상장 폐지됐다. 아이비피 토큰은 시세조작 관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크립토뱅크, 럭스 바이오, 퓨리에버, 톰 파이낸스는 프로젝트 외부평가 리포트를 정해진 기간 내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인원에서 지난 3월 상장 폐지한 피카프로젝트, 셀럽큐는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피카프로젝트의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대표 송모 씨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셀럽큐는 재단 관계자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코인원에서 지난달 22일 투자 주의 관련 공지를 올렸다. 셀럽큐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2월 16일에는 코인원 상장 업무 담당자였던 A씨가 가상자산 상장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A씨가 청탁을 받은 가상자산은 실제로 코인원에 상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코인원은 별개의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빗썸에 상장한 일부 가상자산 프로젝트도 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상장한 크라토스는 사전 토큰 세일을 진행한 적이 없는데도 전체 발행량 1000억 개 중 공시된 적 없는 재단 지갑을 통해 880억개 가량의 코인이 유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빗썸에 상장된 가상자산 중 일부가 사전에 노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빗썸은 지난 7일 10종의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빗썸 소유로 추정되는 일부 지갑에 상장 발표 전 재단이 해당 지갑에 물량을 송금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해당 코인들이 곧 빗썸에 상장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클레이스코프와 이더스캔 등 블록 탐색기에 따르면 지난 7일 상장된 톡큰, 베리, 클레이다이스, 슈퍼워크 등이 약 2주 전 해당 지갑에 자금을 이체했다. 이에 일부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해당 코인들의 빗썸 상장이 임박했다고 보고 차익 거래를 위한 대응 전략을 만들어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상장된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의 잇따른 논란에 책임 소재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상장되어 거래 중인 가상자산이 문제를 일으켜도 명확한 규정 없이 정부에서는 사업자가 알아서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인지라 거래소의 자율규제만으로는 이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