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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대지 Aug 06. 2023

챗GPT 창시자가 만든 월드코인이 욕 먹는 이유

AI(인공지능) 시장 판도를 뒤흔들어버린 AI 챗봇 챗GPT 창시자 샘 알트먼이 설계에 참여한 코인이 있다. 2019년 그가 공동 투자한 기술 업체 툴포휴머니티가 개발한 월드코인이 그 주인공이다. 홍채를 스캔해 짧은 숫자 코드로 변환하는 오브라는 장치를 통해 본인 증명을 하면 10~200달러 상당의 월드코인을 보편적 기본 소득으로 제공한다.

지난 달 24일 코인을 출시한 월드코인은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빗썸, 코인원 등 국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하며 1000% 이상 급등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들에겐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니 효자 상품이었겠지만 업계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홍채 스캔을 통해 개개인의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월드코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케냐 정부도 현지에서 월드코인 사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몇 년 전 삼성이나 애플 역시 스마트폰에 홍채 스캔을 통한 로그인을 통해 보안을 강화했다고 한창 마케팅하던 시절이 있었다.


문제는 이 홍채 스캔이 타인의 사진을 도용해 로그인해도 쉽게 뚫린다는 점이었으며 삼성, 애플이 수집한 개인의 생체 정보를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 때문에 홍채 스캔 열풍은 금새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월드코인의 뭘 믿고 개인의 생제 정보를 덥석 스캔해 맡길 수 있냐는 것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미국인은 오브를 사용해 홍채를 스캔할 수는 있지만 토큰을 받을 수는 없다.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 비트코인을 대체할 글로벌 디지털 머니로 굳이 월드코인을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홍채 정보는 디지털 지갑 관리에도 사용되지 않는데 말이다. 토큰이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일 뿐 효용(유틸리티)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스캠"이라고 월드코인을 비판했다.

블록체인 전문가 잭XBT(ZachXBT)는 트위터를 통해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속여 생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월드코인(WLD)이 월드ID 가입자 수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은 점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6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보도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인도네시아, 수단, 칠레, 케냐 등에서 인력을 착취하고 거짓 정보로 50만명의 테스트 사용자를 모집해 생체 데이터를 스캔했다.

또 잭XBT는 "월드코인은 홍채 스캔을 통한 신원 인증을 가입 단계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텔레그램에서 1달러에 계정을 판매하는 암시장이 형성돼 있다. 홍채 스캔 관련 프라이버시 및 보안 문제도 크다. 이런 문제들로 월드코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월드코인은 백서 공개 이후 토큰 분배에 있어서도 많은 지탄을 받았다.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는 "백서에 따르면 최초 유통량은 5억개, 커뮤니티 물량은 75억개, 나머지 25억개는 팀과 투자자 물량이다. 홀더 목록 10위까지 보면 1, 2, 5, 6위는 커뮤니티 베스팅 물량으로, 3, 4위는 팀과 투자자 물량으로 보인다. 백서에는 1년동안 락업된다고 했는데 해당 물량은 스마트 컨트랙트로 묶여 있지 않다. 이는 재단과 투자자 물량이 시장으로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백훈종 샌드뱅크 이사도 비슷한 문제를 지적했다. 백 이사는 "월드코인의 발행량 100억개 중 1.43%인 1억4300만개가 시장에 풀렸는데 이 중 1억개가 마켓메이커들에게 3개월 기간으로 대출된 수량이다. 전체 유통 물량 중 95%를 마켓메이커들이 컨트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골고루 토큰을 배분받을 수 있기 헤갔데'는 샘 알트먼의 포부와는 상당이 배척된다"고 말했다. 


또 백 이사는 월드코인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20%로 적혀있었던 내부자 및 투자자 배분 물량이 토큰 론칭과 함께 자세한 설명 없이 25%로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커뮤니티에게 배분한다는 나머지 75% 물량이 정확히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된다는 정확한 설명도 없어 언제든 토큰 배분 물량이 바뀔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사기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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