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한국인이면 불법 해외 거래소 쓰지 맙시다
MEXC, BTCC, 비트마트 등 그 외 다수
기자 생활 5년차. 최근에 아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불법 해외 거래소가 언론중재위원회에 내 기사를 제소한 것이다. 이유인즉슨 불법 판단 기준인 한국어 서비스를 한 적이 없고, 불법 마케팅을 한 적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바로 비트마트란 거래소다. 더 볼 것도 없이 이 거래소는 국내에서 불법 영업 중인 해외 거래소가 맞다.
한국어로 직접 서비스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종 블로거, 인플루언서를 통해 한국어로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있는데다 국내에선 금지된 선물, 카피 트레이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여름맞이 이벤트, 입금 이벤트 등 각종 이벤트를 명목으로 레퍼럴 코드를 뿌리며 신규 이용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용쓰고 있다.
그런데도 이 비트마트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일언반구도 없이 언중위에 제소한 것이다. 자기들은 직접 마케팅을 한 적도 없고, 한국어로 서비스한 적도 없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철면피들이 따로 없다. 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금융위원회는 비트마트를 포함한 8곳을 미신고 영업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규정했고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비트마트를 포함한 8곳에 입출금 제한 조치를 내렸다.
회사는 비트마트와 결국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봤고 법정까지 가지는 않고 이 일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일개 언론사 기사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 진 몰라도 진실을 틀어막을 순 없다. 비트마트가 국내에서 불법 운영하는 거래소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괘씸죄로 비트마트를 먼저 언급하기는 했지마 국내에서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영업하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한 둘이 아니다. 그 중 가장 배째라 장사하는 대표적인 해외 거래소가 MEXC(멕시)다. 멕시는 불법 영업 거래소로 언론에 한 두 차례 언급된 게 아니다. 한국어 서비스는 물론 신용카드 결제, 심지어 카카오 로그인까지 허용한다.
텔레그램에 멕시 사랑방이라는 자체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한국인 직원까지 채용했다. 금융위에서 멕시를 포함한 16개 미신고 해외 거래소 이용을 주의하라는 보도자료까지 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BTCC라는 거래소 역시 멕시만큼 가관이다. 여긴 심지어 NFT를 살 때 카카오페이 결제까지 지원한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부로 가상자산 업체에서 카카오 로그인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4월 카카오 디벨로퍼스를 통해 운영정책 및 서비스 약관을 변경, 카카오 로그인을 제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심스와핑, 보이스 피싱 등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한 해킹 시도가 발생, 일반 사용자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불허 이유다.
당시 카카오는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보안 사고로 인해 사용자들의 카카오 계정 또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선제적인 조치로 가상자산 업종을 대상으로 카카오 로그인 API를 비롯한 API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공지했다.
해당 약관 변경은 지난 6월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했고 11월 20일부로 유예 기간이 끝났다. 그런데 멕시나 BTCC는 버젓이 카카오 로그인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에 경고했고 곧 서비스 접속을 차단할 것이라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에 반해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사건사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규제를 지키려고 하는 와중에도 원화마켓에 없어 매출이 없어 죽어가는 판국이다. 정부에서 손대지 못하는 해외 거래소들의 불법 활동이 판치는 와중에 돈도 없고 문 닫을 준비하는 국내 중소 거래소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