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삼켰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냥—고개만 끄덕였는데,
왜 이렇게 바보 같지.
그날 쉬는 시간 내내,
나는 이상하게 삐걱거렸고
다혜는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야, 너 왜 오늘따라 말도 없고 그래?
기운 없냐?"
“아니. 좀 피곤해서.”
"이 오빠가 오랜만에 매점 쏴줄까? 히히"
아... 오빠라니, 미친...
스포츠 머리한 하얀 사모예드 같은 게...
"응. 아니야. 난 괜찮아. 너나 많이 먹으렴."
순간,
내 이마로 다혜의 손이 쑥 들어왔다.
"이거 어디 아픈가... 오늘따라 왜 이래.
열은 없는 거 같은디?"
하아...
니 얼굴 이제 똑바로 못 쳐다보겠다.
나도 모르겠다 이젠.
말도 없이 푹 엎드려버렸다.
엎드려 있는데,
다혜가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시선이 따갑다는 말,
딱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었다.
근데... 그 감정이 뭐랄까.
싫지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좋았다.
계속 나만 이렇게 쳐다봐줬으면 하는...
미친 생각까지 갔다가 되돌아올 때쯤,
툭.
내 책상에 뭔가 내려앉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살짝 들자,
초코빵과 흰 우유... 내가 좋아하는 조합이
내 팔꿈치 옆에 놓여 있었다.
“말 안 해도 알아.
너 오늘 좀 이상하긴 한데...
그냥 먹고 힘내라.”
그 말하고는
내가 무슨 말도 꺼내기 전에
휙 돌아가버렸다.
아 미친... 존나 멋있네...
나는 엎드린 채로,
눈을 감고,
아... 난 미쳤다... 난 미쳤다...
되뇌었다.
이 말이 어느새,
임자 있는 사람이야... 임자 있는 사람이야...
로 바뀌었고, 또다시
난 미쳤다... 나는 미쳤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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