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 언제까지 남의 개로 살 텐가 (2)

by 아무개


긴 하루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

오늘의 개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개, 오늘 무엇을 느꼈는지 말해봐.”

수탉이 횃대 위에서 개를 멈춰 세웠습니다.


“수탉 님, 저는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했는데요,

이제 다들 저를 미워하는 같아서 속상해요.”

“열심히 했다… 뭘 어떻게 열심히 했지?”

“원하는 건 뭐든지 열심히 해 드리고,

항상 웃고 친절하게 대해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건 방법이 틀린 거야.

다음에는 한번 무섭게 으르렁 짖어준 다음에

‘시끄러워! 내가 알아서 나눠줄 거야!

얌전하게 기다리지 않으면 먹이를 안 주는 수가 있어!'

라고 해 주란 말이야!


네가 맡은 일이 있는 한,
너는 그 일의 주인이고,
그만큼의 책임과 권한을 받은 거다.
만만하게 보이지 말라고.

다정하고 착하고 겸손하게?
그건 누구도 너의 권력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의
지위에 올랐을 때 누릴 수 있는 사치야.


말 안 듣는 놈들이랑 일하다 보면

때로는 미친개가 될 필요가 있는 거지.

미친개가 되는 건 나보다 네가 훨씬 더 잘 할텐데!"


“그렇지만 제가 그렇게 하면

저를 더 미워하지 않을까요?”

“다른 동물들이 너를 미워하든 말든,

중요한 건 네가 일을 제대로 해내는 거야.”

“그렇지만 수탉 님은 모두가 좋아하잖아요.”


“천만에. 모두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나를 안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야.

다른 동물들 비위를 맞추려고 애쓸 필요 없어.

그들이 네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게 만들란 말이야.

그 차이는 뭐냐, 바로 힘이지. 누가 힘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야.

언제까지 뒤나 핥아 주는 남의 개로 살 텐가 말이야!”


그 후로도 한참 동안,

개는 수탉의 이야기를 곱씹었어요.

고양이의 말도 떠돌려 보았어요.

그리고 걱정이 되었어요.


누가 뭐래도, 개는 지금껏

‘아줌마의 개’로 살아왔으니까요.

아줌마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예쁜 짓을 하고

그 보답으로 사랑받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개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었는데 말이에요!

아줌마와 모든 동물 친구들의

그 다정하고 따뜻한 보상이 없다면,

내가 착하고 똑똑한 개라는 걸 어떻게 증명받을 수 있을까요?


고양이 님도, 수탉 님도, 누군가의 칭찬이 없어도 괜찮은 걸까?
일을 잘하면, 그런 건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일을 잘하려면 조금쯤은 외로워져야 하는 건가…


그렇게, 일하는 개의 하루가 또 저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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