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 공짜 점심은 없다 (1)

by 아무개


수탉의 도도한 울음 소리 없이

하루가 시작된다는 것은,

농장의 동물들에게는 낯설고 어색한 일이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시간에 눈을 뜨지 못하거나

제 할일을 찾지 못하는 동물은 아무도 없었어요.


동물들은 몇 분간 어색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긴 했지만,

곧 기름칠이 잘 된 기계처럼 척척 알아서 돌아가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요, 수탉이 늘 원했던

착착 완벽하게 나사가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

하지만 그 완벽한 조직은

수탉이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것까지도

원했었을지는 참 알 수 없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농장 어딘가에서

세 마리 이상 동물들이 모이기만 하면,

어제 있었던 엄청난 사건에 대해 떠들어대었어요.


이런 대화를 할 때면 늘 그렇듯이,

표정은 너무나 걱정스럽게 찌푸려져 있지만,

목소리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기운차게 마련이지요.

“얘, 개! 어떻게 된 거야? 넌 옆에서 다 봤어?”

양계장에서 나갈 수 없었던 암탉들은

너무나 궁금해 안달을 내며 꼬치꼬치 물어대었어요.

“이제 수탉 님은 완전 밀려난 거야? 웬일이래!”

“그럼 칠면조 씨가 보스가 된 건가?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말도 안돼. 수탉 님이 정말 그렇게 쉽게 밀려날까?”


하지만 이런 뒤숭숭하고 웅성웅성한 가운데에서도,

칠면조는 가끔 꾸륵꾸륵 대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어요.

칠면조는 오직 주인 아줌마가 모이를 주러 올 때만

일어나 움직일 뿐, 다른 모든 농장 동물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칠면조 씨의 무반응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혹은 바로 그런 무관심 덕분에,

칠면조의 신비로움과 쿨함이 더욱 돋보이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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