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언론 보도와 대중의 관심이 중요한 이유

by 걷는파랑새

뜬금없겠지만 잠시 간단한 자기소개를 짧게 하고 가야겠다. 글 쓰는 이가 누군인지 조금은 이해를 더하기 위함이다. 나는 사회에 대해서 조금은 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당연히 주관적 판단이다.) 사회에 대해 어느 정도의 문제의식 내지 비판의식도 있다.(누군가는 편향적이다라고 볼 수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약 4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삶의 방향을 다른 궤도로 틀었다. 조금 더 가치 있게, 또는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반복적인 회사 생활보다는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름 ‘큰 결정’이었다. 어떤 인연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지역으로 이사했다. 지역에서 ‘지역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이야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드문 경우였다.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경우가 아닌, ‘사회활동’을 직업으로 선택하기에는 활동 무대(영역, 일터)가 많지 않았다. 당시 나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자’라는 말에 끌렸다. 지역 활동을 통해 지역을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곳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선택이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면 조금은 거창하고 과장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사회 변화를 위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지역문화, 평생학습, 엔지오(NGO), 지역언론 등 여러 분야에서 지역활동에 참여했다. 두루 경험하고 배웠다. 때론 지역에서 맘껏 놀았다.


지역 활동이 인연이 되어 17대 국회에서 잠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이후 다시 지역으로 다시 복귀했고, 지역 언론에 주목했다. 당시 우리 사회에서 ‘오마이뉴스’가 크게 주목받고 있었다. 이 영향으로 인터넷 신문이 곳곳에서 만들어지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그랬다.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기자로 참여했다.


지역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아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맞벌이 부부였으므로 아빠로서 육아에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지금도 감사한 일이다.




그러다가 가습기살균제참사를 만났다.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피해 대책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대책 활동을 처음 제안할 당시에나, 이후 활동을 해오면서 종종 머뭇거렸다. 동료 피해가족들을 대할 때도 조심하려고 애썼다. 피해가족들 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더 큰 상처가 있는 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조심했다. 활동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른 경우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피해 가족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더라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각은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는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도 나름대로 사회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 해도, 이런 일은 처음 겪는 생소한 일이었다. 부딪히며 헤처 가야 했다.




이 참사가 처음으로 알려진 2011년 하반기에는 언론들의 보도와 관심이 이어졌다. 그러나 2012년도에 들어서면서 언론의 관심과 대중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과 소비자 당사자 문제로만 보는 듯했다. 당시 정부의 입장도 그랬고, 언론도 그런 프레임으로 접근했다.


언론들은 피해자들의 아픔과 눈물 위주로 보도했다. 피해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당위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보도했다. 해당 참사의 원인과 성격, 문제해결 방식을 확대하거나 키워가지는 못했다. 이런 평가는 나의 주관적 판단일 수 있다.


대중은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이해한다. 언론 보도가 드물어지면 대중의 관심도 식는다. 대중의 관심이 식으면 문제해결은 어려워지고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참사에 대한 언론 보도가 중요한 이유이다.


2012년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라는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불을 지펴야 하고,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