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도 같이 노래부르고 케이크 먹을래 먹을래~~
자기 전에 애들을 놀려(?)보았다.
평상시에 "엄마도 어린이집 가서 같이 그림책 보고 간식 먹고 노래 부르고 밥도 먹을래!" 라고 하면 절대 안된다고 하는 아이들이라, 이 어미가 생일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하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뻔히 알겠으면서도 궁금했다. 그래서 음성녹음을 켜두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보았다.
엄마: 얘들아 그런데 지금 아빠가 그랬는데 내일 너네 생일 파티 하잖아 냐냐랑 야야랑. 아빠도 같이 가고 싶대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가서 꼬깔모자 쓰고 같이 생일 파티 노래 불러주고.
냐냐: 어 그럼 내가 내일 아빠도 음료수 사주고 엄마 음료수 사줄까?
엄마: 아니 음료수 사주는 거 말고 엄마랑 아빠랑 너희들 생일 파티 할 때 같이 케이크 먹고 노래하고 싶다고. 그건 안 돼?
냐냐: 그럼 내가 엄마 아빠 뽀뽀 엄-청 많이 해주고... 어... 초코송이도 엄-청 많이 사줄게.
엄마: 너 돈 있어? 초코송이 사줄 돈?
냐냐: 응, 있어.
엄마: 어디 있는데?
냐냐: 어... 변기 안에 (ㅋㅋㅋ본인도 스스로 웃긴지 웃음ㅋㅋㅋ)
엄마: 냐냐야, 그러니까 엄마 초코송이랑 음료수 필요 없으니까 엄마랑 아빠랑 너희들 생일 파티 할 때 같이 가서 고깔 모자 쓰고 같이 노래 부르고 생일 케이크 먹고 싶다니까? 안 돼, 그거는?
냐냐: 응, 그건 안 돼.
엄마: 왜 왜 안 돼? 왜 왜! 내일 어린이집 딱 들어가면 ○○선생님 나오실 때 한번 여쭤봐 선생님 엄마랑 아빠랑 같이 생일 파티 노래해도 돼요? 하고 여쭤봐.
냐냐: 아니야, 까먹을거야.
엄마: 아니 엄마가 안 까먹게 옆에서 얘기해줄게. 왜 물어보지 않을 거야? 왜?
냐냐: 엄마도 물어보지 않아도 돼? (대체 무슨 말인지....?ㅋㅋㅋ)
엄마: 물어보자 물어보자 한번 ○○선생님한테 엄마랑 아빠도 생일파티 가도 돼요? 하고 물어보자.
냐냐: 아니야, 엄마도 까먹어. (아무래도 까먹기를 바라는듯..)
엄마: 왜? 엄마 까먹었으면 좋겠어? 왜?
냐냐: (우물쭈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아니야 얘들아 엄마는 결심했어. 엄마랑 아빠랑 내일 너희들 생일 파티 할 때 갈 거야. 옆에 있을 거야.
냐냐: 아니야...
엄마: 왜 아니야 왜?!
냐냐: 어... 그럼 내가 어린이집 끝나고 나서 주스랑 초코송이랑 사줄게.. (계속 먹을걸로 관심돌리기 시전)
엄마: 그러니까 너 초코송이랑 주스 사줄 돈 있냐고?
냐냐: 변기에 있어. (평상시에 장난감 변기에 블럭을 잔뜩 담아두고 그걸 돈이라고 하는 냐냐)
엄마: 아 변기에 있는 거 말고.
(갑자기)야야: 나 나 돈 있어요! 여기에 초록색 돈 있다구요. (오.. 너는 돈이 뭔지 아는 것 같구나..?)
엄마: 초록색 돈 있어? 오~~ 아니야. 근데 엄마는 음료수랑 초코까까 필요 없으니까 내일 아빠랑 그냥 손잡고 가서 너희들 생일 파티 할 때 같이 옆에서 노래 부를래. 케이크도 같이 먹을래!
냐냐: 아니 안 돼.
엄마: 선물도 같이 받을 거야.
냐냐: 아니야 안돼!!
계속 이 어미를 먹을것으로 회유시키려 하지만 절대 넘어기지 않지.
저 녹음 뒤에는 결국 실토했다. 엄마랑 아빠는 너무 커서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원장선생님도 다른선생님들도 모두모두 큰데? 왜 엄마랑 아빠만 안돼?" 라고 물어봤는데도 계속 뽀뽀를 엄청 많이 해줄거라느니, 집에서 고양이랑 같이 있으라느니, 집에서 영어로 책 읽으라느니(평상시에 내가 그림책 원서를 읽을라치면 기겁을 하면서 싫어하기 때문에, 본인들 등원하고 나면 그때 영어를 읽으라는 말) 아무튼 별 예시를 다 가져다 붙이며 어미가 어린이집에 같이 들어가 노는 걸 반대했다. 참으로 건강한 분리 태도다.
올해 3월 첫 입소한 둥이들.
상반기 내내 오열로 어미 애 먹이고, 하반기에도 몇 번 오열하며 가지말라고 다리를 붙잡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런 변화가 얼마나 감사한지.
쳇. 아무리 그래도 이 어미는 너희들 생일답례품 30개 가까이 손수 다 포장했는데... 너무한 거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