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끝과 시작.
파랗고 청명하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공기는
하얗게 내리는 햇빛에 기대어 상큼하다.
똑딱, 똑딱, 또옥딱
하루는 가고,
사알짝 분홍빛이 떠오른 하늘엔
솜사탕을 뭉쳐 만든 듯 달큰해보이는 구름.
그러다 잠깐 다시 되돌아보면
어느새 분홍빛은
미처 말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 연보랏빛.
그리고
어루만지듯 낮은 목소리로 달래주는 회빛 하늘.
눈을 깊게 감았다
다시 한 번 살며시 뜨면
회빛은 연보랏빛을 품어
이제 회보랏빛 하늘.
'가는 시간아, 너는 참 바지런하구나.'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찾아온 짙은 남보랏빛.
아직 바깥은
하루의 마무리를 위한 분주함이 맺혀있고,
'오늘'
말보다 감상(感想)이 더 소중해지는 순간,
주섬주섬 이불처럼 펼쳐지는 남색 빛깔
아스라이 멀어진 듯한 하늘.
둘둘둘 잘도 말린 하루의 희노애락.
검푸른 밤은 이제 자리에 눕는다.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하늘색이 바뀌는 걸 무척 즐거워한다.
하루는 아이들과 걷다가 "너희는 뭘 제일 많이 보면서 걸어?" 라고 물어보니 "풀, 나무, 돌멩이..."등을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엄마는 뭘 보면서 걷냐기에 "엄마는 하늘을 자주 봐." 라고 말해줬더니 하늘을 이렇게 올려다보며 "파랗다!" 라고 했다. 그 순간이 경쾌했다.
저녁밥 먹기 전의 하늘부터 자기 전 하늘까지.
아이들이 보는 하늘은 어떻게 마음속에 착착 담겨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