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을 받기 위해 30여 년 전 개설했던 조흥은행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하지만 새롭게 인수된 은행과 계속 거래했다. 30여 년 간 나의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그랬던 내가 작년에 월급 통장을 토스뱅크로 바꿨다. 적금과 예금 금리를 찾아 여러 금융기관의 계좌를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월급과 카드 결제 통장으로 이용하는 주거래 은행은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왜 바꿨을까?
수시 입출금 통장에 2% 이자를 제공하는 최초의 은행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른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소위 파킹 통장이라고 불리는 수시 입출금 통장의 이자를 5%까지 제공하고 있지만 토스뱅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매우 신선하고 혁신적인 도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기존 거래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10년 기간이 경과되었기 때문에 비대면 연장은 규정상 안된다고 했다. 재직증명서를 지참해서 은행에 내방하여 연장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의 급여가 33년 동안 해당 은행에 꼬박꼬박 입금되고 있는데 재직증명서를 가지고 방문하라는 통보는 해당 은행이 구 시대적 업무규정에 아직도 얽매여 있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에 반해 토스뱅크의 경우는 거래 내역과 카드 결제 내역, 오픈뱅킹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서 클릭 몇 번으로 대출 심사가 이뤄지고 곧바로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해 주었다. 재직증명서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유선상의 확인 절차조차 없었다. 대출 심사를 신청하게 되면 금융기관은 나의 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고 대출 내역도 확인 가능하다. 따라서 조금만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과거와 같이 서류를 가지고 지점을 방문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존 금융사는 그 관행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
외부활동이 어려운 내가 보다 쉽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대면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인터넷 은행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고, 거기다가 단 0.1%라도 이자를 더 준다는 매력적 제안에 2021년 10월 14일에 토스뱅크와 첫 거래를 시작했고 몇 개월 후 급여계좌와 카드결제 계좌를 모두 해당 은행으로 변경했다.
토스뱅크를 통해 입출금 업무만 편리한 것이 아니다. 체크카드로 장애인콜택시 결제를 하면 매일 100원씩 현금으로 돌려주기에 즐겨 사용하고, 재밌는 굴비 적금도 가입했다. 토스뱅크가 처음 시도한 '모으기 계좌'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용도별로 구분해서 모으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공동구매를 통해 지압판도 구입했다. 틈틈이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적립한 적립금으로 상품 구입 시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은행앱에서 상품판매를 한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은행앱이다 보니 결제의 편리성 때문에 카드번호를 입력하거나 PAY를 연동해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됐다. 건강을 위해 걷다 보면 1000보, 5000보 일 때마다 10원씩 주고 10000보가 되면 20원도 준다. 오늘도 집에서 만보를 걷고 30원을 받고 인증서도 받았다. 토스뱅크는 금융 거래 외에도 소소하게 재미를 제공해서 자주 앱을 사용하도록 만드는 제주가 남 달랐다. 최근에는 고양이도 키우고 있다. 레벨 4단계까지 키우면 불고기버그 세트를 준단다. 재미와 함께 작은 것 하나라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자꾸 찾게 되는 것 같다.
나는 현명한 소비자다.
토스뱅크가 편리하다고 하지만 보다 유리한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있다면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안다. 5%, 4%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OK저축은행과 다올디지털뱅크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에 생활비를 보관하고 있고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신한은행의 "한 달부터 적금"도 겸해서 이용하고 있다. 주식 거래 역시 토스뱅크가 편리하지만 거래수수료가 타 증권사 보다 높아서 거래하지 않는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나와 같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세상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 편리함과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세상의 변화에 항상 관심을 갖고 부지런해야 한다. 특히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하루가 다르게 화폐가치는 하락하고 있고 물가는 치솟을 것이다. 평생을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렇게 수고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에서 VVIP 대접을 받으며 지점을 방문해서 지점장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환대를 받는 호사를 누리면 된다. 하지만 한 푼이 아쉬운 서민이라면, 작은 돈을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면 '돈'에 대해서 공부하고 '금융상품'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 어떤 금융사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어떤 상품에 나에게 적합한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작은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급여든 사업이든 매월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힘들게 번 '돈'을 많든 적든 잘 관리하기 위해서 '돈'에 대해 공부하고, 올바른 금융상품과 투자 상품을 선택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목돈 마련을 위해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10년 후 다른 출발선에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