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승탁 Mar 13. 2024

감정평가사 도전기 2편: 배우는 교사가 된다는 것은

공부는 어떻게 하는걸까?

유익한 것을 20명에게 가르치는 것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해야 하는 20명 중 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쉽다.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에서

"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니?"

"조용히 좀 해라."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이제는 나에게 향할 차례이다.

펜을 다시 잡아보니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강의를 듣는데도 머릿 속에는 잡 생각이 가득했고 책을 읽는데도 집중하지 못했다.


1시간 앉아있으면 2시간은 누워있기를 반복했다. 내 유전자에는 게으름뱅이 인자가 있음이 분명했다.


이런 모습의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었다니...

게다가, 감정평가의 내용은 정말로 너무너무너무 어려웠다.

강사가 하는 말이나 강의 내용, 책 내용 등 외계어가 따로 없었다.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아서 그런가?', '내가 앞에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내가 너무 섣부른 결정은 한게 아닐까?'라는 후회가 섞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며칠 전만 해도 기초학력 부족 학생들을 가르치며 정말 답답해 했었는데, 내가 지금 그 학생이 되어 있었다. 옆에 과외 선생님만 있다면 정말 두 세시간 내리 질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단 첫 목표는 '토익 점수 990점'

그러나 내 첫 목표는 실무 강의를 듣고 나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700점 이상만 득점하면 되는 토익을 굳이 만점을 받을 필요성이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영단어 하나 더 외울 시간에 실무 기본서를 읽는게 훨씬 나을 정도로 내용이 방대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실제로 실무는 감정평가 시험에서 높은 과락률을 보여왔다. 34회 시험만 해도 과락률이 약 78~79%를 보여주었다. 이런 실무를 뒤로하고 토익에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

목표가 동차합격 이었기에 토익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이 수험생활 중 가장 잘한 첫 번째 선택이 되었다.

처음 기본강의를 들을 때 TVM(화폐의 시간가치)을 배운다.

화폐가 과거, 현재, 미래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가치를 시간에 알맞은 화폐 단위로 변환하는 공식이다. 쉽게 말해 현재의 100만원이 과거에는 95만원이었고, 미래에는 105만원으로 나타나는 그 과정을 배운다. 사실, 감정평가 합격을 위해서 위 개념이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인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감정평가를 처음 입문했을 때 마주하는 개념이고, 공식이 여러 개이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

또한 땅의 형상에 대해서도 배우는데 이 때 '맹지'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 부모님이나 친인척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비속어인줄 알았다. 땅 이름이 맹지라니...

맹지를 보면서 참 불쌍했다. 도로에 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크게 절하되다니.

각설하고, 실무의 수많은 내용들을 한 번에 감당하기에 벅찼다. 심지어 이보다 더 많은 과목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고 암기한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그럴 머리도 아니었다. 그래서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찾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여러 개의 합격수기를 읽어보고, 타 시험 합격 영상도 찾아보았다. 유튜브에 공부 가르쳐주는 채널도 무수히 많이 보았다. 그렇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공부에는 방법이 존재한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평가사 도전기 1편: 나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