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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단 Jun 14. 2022

술은 좀 하시나요

애주라고 말하고 애사라고 듣는다


간혹 CEO 및 임원진 면접이나 첫 회식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술을 좀 하시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술을 즐기는지, 주량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함축적인 질문인데 요즘의 내 대답은 보통…‘어떤 주종으로요?’



나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때문에 20대에는 다음날 아침 머리카락과 폰을(!) 부여잡고 후회한 적이 많았는데 다행히 요즘은 다음날의 숙취만 걱정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독주를 좋아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맛있기 때문이고 부가적인 이유는 소주나 맥주보다 숙취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를 모르고 분위기를 만끽하면, 다음날 재활용 안 되는 쓰레기가 침대나 회사 책상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 술냄새 나는 쓰레기가 나다.




다시 돌아가서,

회사 사람들과 특히 직장 상사와의 술자리를 피하려면 술을 못 마시는 편임을 어필해야 하는데, 나는 애주가로서의 자부심 때문에 좋아하는 주종과 적당한 주량을 얘기하는 편이다. 나에게는 ‘고기는 역시 삼겹살이죠’라는 것처럼 당연한 흐름이다.


그걸 가끔, 윗사람이랑 업무 후의 저녁 시간의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끔 회사 굴러가는 상황을 회사 밖에서 듣는 걸 즐기기는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술잔을 기울이며 내적 친밀감을 쌓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른 예로, 흡연자들이 뜻하지 않게 직장 상사 1,2,3 줄담배를 피고 취미로 배운 골프가 필드에서의 접대가 되는 것도 비슷한 루트로 생기는 일들 아닐까.





요즘의 스타벅스의 슬로건은 ‘좋아하는 걸 좋아해’이고 그만한 기업의 문구치곤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맞아요. 저는 애주가고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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