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처가 쓴다

고통으로부터 온 글들

by suminha

내 상처가 쓴다


내 상처가 내 손을 부여잡고

자신에 대해 쓴다

지금 쓰고 있는 것은 내 상처의 말이다

내 상처는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내가 자꾸 자기를 외면하니까

없는 것처럼 취급하니까 화가 많이 났었나 보다

아무리 소리를 지르며 불러도 대답을 안 하니까

이제는 그냥 내 손에 펜을 쥐게 하고

자기가 직접 이야기하려고 한다

자기에 대해 낱낱이,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싶지 않은 끔찍한 부분들까지 다 드러내어

보여줄 작정인가 보다

나는 이번에도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손이 내 마음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오래 참은 상처의 힘이 너무 막강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항복한다

상처를 드러낸다 마음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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