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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Jan 16. 2023

Dear. My J

(1) 메모장에 욱여넣던 말들을 드디어

[그 누구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순도 100%의 마음을 담뿍 담은 연애편지를 써보려 합니다. 다소 오그라듦 주의입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와 친구로는 3년, 관계가 발전된 건 2달 조금.


처음도 아닌 연애에 너에게 이렇게 호들갑을 떨 줄이야.

툭하고 던진 나의 농담에 고백으로 받아쳐버린 너의 진심.


이어질 거라 상상조차 못 했던 귀한 너와의 연애가 시작되고, 2달이 조금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는 몇 번의 오르막길과 급경사를 만났는지 몰라.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게 만드는 너 덕분에 힘차게 날갯짓하여 하늘도 날았다가 내 캄캄한 현실을 마주할 때면 몸이 으스러지도록 곤두박질도 쳐봤고 또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헝클어진 마음을 빗어 내리고 네 앞에 서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된 듯했어.


그런데 있잖아.

내 엉망진창이었던 삶을 너한테 꺼내기조차 못한 나일지라도, 네가 내 옆에 있으면 나는 고군분투 속에 한 발짝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기적이게도 욕심을 냈어.

정말 이기적이게도.


늘 누군가를 만나면서 가지고 있던 형체 모를 ‘끝’이라는 존재도 너한테는 아무 힘이 없더라.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끝’이라는 놈을 염두에 두고 만나기엔 우리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나는 우리 사이에 ‘끝’은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리고 너와 함께하던 순간들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잔상처럼 남아 울컥, 때때로 나를 멍하게 만든다는 거 알고 있니?

그 잔상들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선명해서 그 순간 너한테 달려가고 싶어진다는 것도 알까?


그런데 이 감정을 너에게 하나하나 전달하기엔 우리의 온도가 같지 않을까봐, 서로 데워져가는 속도가 다를까봐..

메모장 가득히 적어놓은 글들을 이 곳에라도 쏟아내보려해.


언젠가 이 글을 네가 읽게 된다면,

그 때는 네 말처럼 우리 더더 행복한 순간이 되었길.

여전히 우리 함께이길.

그것만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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