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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Sep 26. 2023

내 안의 호랑이 길들이기

화를 다스리는 법

틱 낫한 스님의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책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스님은 작년에 돌아가신 베트남 선승이시다. 그분의 온화함과 다정한 가르침은 종교를 떠나 많은 분들에게 감화를 주었다 생각한다. 


스님의 가르침이 정선되어 엮어진 이 책은 2010년에 발간되었고 나도 십 년 전에 읽었다. 비교적 다혈질인 내가 내 안의 화를 다스리기 위해 스님의 가르침이 필요할 것 같아서 찾아 읽었다. 


1926년에 베트남에서 출생하신 스님은 베트남의 불교지도자요 평화운동가였으며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 수행처를 설립하셨고  생전에 100권이 넘는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셨다. 베트남 전쟁과 망명 후 남북베트남정부 양쪽에서 귀국을 거부당하여 장기간의 망명 생활을 하시다 2005년에야 베트남정부는 귀국을 허용하였고 뇌졸중으로 병약해진 스님은 2018년에야 베트남으로 영구 귀국하였으나 2022년에 돌아가셨다.


책 속의 주요 내용이자 실질적인 가장 큰 도움 포인트는 


화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화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화는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보살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내 안의 호랑이 길들이기다. 


우리는 배가 아플 때 ‘배야 난 네가 필요 없어 그러니 꺼져 줘’라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배를 살살 달래며 잘 보살펴 준다. 그 처럼 화가 났을 때도 다만 숨을 들이마시고 내 쉬면서 화를 그저 보듬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한다.



스님은 화를 잘 보살펴서 그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 바꿀 수 있다고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그를 알아야 하고 그를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간략한 책 목차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호랑이처럼 날뛰는 화 길들이기

화의 씨앗 알아차리기

화 보살펴주기

상대방에게 마음 기울이기


2. 두려움을 떨치고 행복 누리기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 자유를 얻는 법

지혜에서 샘솟는 사랑


3. 틱낫한 스님의 마음공부 : 전념, 씨앗, 전환


4. 플럼 빌리지에서 만난 틱낫한 스님의 즐거운 불교, 행복한 수행 이야기


화의 씨앗 알아차리기에서 처음에는 화의 본질이나 그것이 생겨나게 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념의 에너지로 그것을 보듬어주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면 비로소 화의 본질이 뚜렷이 드러난다.


전념이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 즉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이 전념 에너지는 수행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 전념 에너지는 앓고 있는 동생을 끌어안고 잘 보살펴주는 큰 형님이나 큰 누님과도 같은 것으로 그 동생이란 바로 우리의 화, 절망 또는 시기, 불안 질투등과 같은 것들이다.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걷기 명상을 함으로써 전념 에너지를 불러일으켜서 화를 보듬어주라. 십 분이나 이십 분이 지나면 화는 그 모습을 활짝 드러낼 것이고 그대는 화의 본질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화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이미 도착해서 지금 이 순간 집에 있다 “

I’ve already arrived here, at home now.


이런 마음으로 호흡하고 걷다보면, 바로 안정되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은 죽으면 ‘무’가 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은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고 

오고 가는 것도 없으며,

같은 것도 없고 다른 것도 없고,

영원한 자아도 없고 소멸도 없다고 가르치셨다.


무와 공은 다르다.

공은 다만 관념의 절멸을 의미할 뿐이다.

그것은 무나 소멸이 아니다.

에고 마음을 비우는 것!

우리가 소멸될 리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명상을 한다는 것은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우리의 참된 본성을 접하고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더 이상 두려움이 없는

No more Fear, Fearlessness 에 도달함이

명상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두려움이 없으면 슬픔도 절망도 

그 어떤 것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누리는 행복의 양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자유의 양에 달려있다.

가장 커다란 자유는 후회, 두려움, 걱정

그리고 슬픔등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오직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만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전념, 집중, 지혜


전념을 수행하면 집중과 지혜에 이르게 된다.

심호흡으로 가라앉히고

지혜의 결과물로 용서하며

그렇게 사랑하는데 도움을 준다.

15분~30분 동안 전념, 집중하라 

그러면 필요한 지혜를 가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프랑스 수행처인 Plum Village에는 무슨 특별한 수행법이나 커리큘럼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호흡법이나 명상 요가강의가 아니라 오직 전념, mindfulness 함으로써 스스로 집중하게 되어 마음의 중심을 갖게 되고 고요 가운데 머묾으로써 스스로 내면의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 발화하는 것이다. 

전념에 대해서 더 알아보면  전념이란? 마음모음, 마음 챙김, 깨어있음, 각성등 여러 가지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정신적, 육체적 움직임과 변화를 조금도 놓침 없이 의식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고 알아차리는 에너지다". 


숨을 들이마시니

나는 내가 숨을 들이마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숨을 내 쉬니

나는 내가 숨을 내쉬고 있다는 것을 안다네


내게 전념은 팔정도의 정념과도 같거나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팔정도 八正道 는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인 열반에 이르게 위해 수행해야 하는 여덟 가지 덕목을 말함인데 


1. 정견(正見 Right Understanding)

 2. 정사(正思 Right Thought)

3. 정어(正語 Right Speech)

4. 정업(正業 Right Action)

5. 정명(正命 Right Life)

6. 정정진(正精進 Right Effort)

7. 정념(正念 Right Mindfulness)

8. 정정(正定 Right Concentration)이다.


이 여덟 가지 덕목을 꼭 순서대로 수행하는 것은 아니나 거의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경험상 단계별로 순환하며 돌아가는 것 같다. 


여기서 정념(正念)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육체의 활동이나  감각 및 느낌 생각과 사물 등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며 집중력을 높이는 것을 가리킨다고 한다. 


사실 나의 사오십대도 열정과 화로 들끓던 시대였다. 그런 나 자신에게 자신 안의 화를 멈춰서 지켜보고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토닥거리며 수용해 주기가 말처럼 쉽진 않았다. 흔히 화에 대해서는 그냥 꾹꾹 눌러 참거나 아님 폭발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대응방법이나 반응이라 본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가만히 잠시 슬로 다운하면서 힘을 빼고 호흡 몇 번으로 조절하며 나의 화를 보듬고 들여다봐주면 그 안에 씨앗도 보이고 이해, 수용되면서 다른 장면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몇 번으로 되지 않겠지만 그간 이런 방식, 방편으로 해 온 지 십 년이 지나고 보니 정말 더 이상 화는 나지 않는다. 화 날 상황은 여전하지만 내가 변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정리해 보게 되었다. 


내 안의 호랑이 길 들이기 생각보다 단순하니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해 보시면 된다. 

그러니 일단 해 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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