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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2. 2024
돈과 행복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하다는 착각
돈은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다. 우리가 생활하고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행복의 절대조건은 아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고 더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의 돈은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데 뱀의 독소와 같은 위험이 될 수도 있다.
행복은 돈 외에도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면 상황이나 관계다. 지금 당장 내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이나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등이 행복의 필수조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는데 돈이 필요하나 돈이 행복을 보장할 수도 없고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더욱 없다.
그런데도 돈인 신이라도 되는 거 마냥 돈으로 모든 걸 하려는 자들이 이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하다.
그리고 더러는 다다익선이라는 듯 돈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는 정당한 방법이 아닌 사기를 치고 남의 눈에 피눈물을 내면서 남을 짓밟으면서까지 온갖 악랄한 방법을 쓰니 바로 돈에 악귀 붙은 자들이다.
지금은 조금씩 교육이나 자녀의 소질계발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지만 지난 30년 내가 교직에 있을 때만 해도 그저 자녀에게 공부 공부 외치던 부모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사회의 교육열이란 것의 실체는 고작 이름있는 대학에 가게 하려는 입시교육일 뿐이었다.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좋은 대학 나와 돈 잘 버는 번듯한 직장을 가지는 것이 자녀의 미래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실상 그들 자신의 불안감의 투사일 뿐이다. 한 마디로 돈=행복이라 생각하는 부모 유형들이다.
물질이 행복의 우선조건이라 생각하기에 자녀의 궁극적인 행복이나 타고난 소질계발보다는 입시를 위한 학교 성적이 우선이요 돈 잘 버는 학교나 학과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행복을 이루기 위한 진짜 조건은 뭘까?
지금 젊은 세대들은 이전의 보리고개를 모른다. 그러니 그들에게 일이란 생존이 아니라 그저 도구적 수단일 뿐이고 일과 놀이의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워라벨이란 말처럼 그들은 일과 여가의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한다. 직장은 자신이 정작 하려는 의미 있는 경험인 여행, 취미 활동을 하기 위한 보조수단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하면 삶의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세대들은 직장,사회 생활에서 부속품으로 여겨지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자존감을 중시한다.
*워라벨은 일과 삶의 균형이란 뜻이다.
work-and-life balance,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앞글자만 딴 신조어로서 쓰였다.
그러니 잘못된 돈에 환장한 정신적 불균형자가 아니라면 죽자고 돈,돈,돈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생존을 위한 돈벌이가 아닌 생활을 위한 수단적 돈벌이기 때문이다.
돈을 적게 벌어도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끼기 위한 방법은 각자가 다 다를 수 있다.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을 보는 즐거움과 산책을 하면서 자연 속에서 느끼는 행복도 크다.
시간을 들여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통해 누리는 성취감도 있을 것이다. 그림 그리기, 요리 등 자신이 좋아하는 창조적인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따뜻한 목욕이나 좋아하는 차를 마시는 등 자신을 돌보는 것도 잔잔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개인적으로는 명상이나 호흡 운동을 권한다. 하루 몇 차례 깊은 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은 외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고요 속의 내적 자아와의 연결에 이르게 하여 더 깊은 행복감을 갖게 한다.
이런 개인적인 것 외에도 주변 사람들을 돕거나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도 더 큰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사람은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일을 할 때 소아 小我가 아닌 대아 大我적 행복감을 느끼는 신비로운 존재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나뿐이라는 나만 챙기는 ‘나쁜’ 생각 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적 마인드에서 더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행복이 아니라 돈으로 일단 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이나 만족을 행복이라 착각한다.
목 마른 자에게 물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기에 그 찰나적 만족감을 행복이라 할 수는 없다. 마음의 공허를 쇼핑으로 채운다 해서 그게 지속적인 행복이 될수는 없는 거 처럼.
명품백도 처음 살 때와 몇 번 들 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상업문화에 쩔어 사는 사람들은 점점 생수가 아닌 마실수록 더 갈증이 생기는 달달한 음료수 같은 쾌감이나 만족을 행복이라 착각하고 그기에 길들여지고 중독되어간다.
돈으로 살수 있는 즉각적인 쾌락은 순간적인 만족감만을 제공할 뿐이다. 맛난 음식, 쇼핑, 선물, 각종 이벤트등과 같이 순간적인 즐거움을 준다. 극단적으로는 마약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런식의 쾌락에 가까운 고립형 소비성 만족감은 지속적이지 않으며, 진정한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사람을 돕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큰 만족감을 준다.
갈수록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형성하고, 상호작용을 통한 공감과 소통을 통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삶의 질이고 그에서 나오는 행복이다.
나 보다 더 큰 나인 사회속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만족감이나 사회에 기여한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 주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결론으로 돈으로 얻는 쾌락은 즉각적이고 일시적이지만, 사회적인 기여를 통해 얻는 행복은 더 깊고 지속적인 만족감을 준다. 물질적인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소중함이 줄어들 수 있지만, 사회적 기여는 인간관계를 강화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진정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즉 관계와 의미 있는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쾌락과 행복의 차이는
단기적인 즐거움과 장기적인 즐거움의 차이이고,
도파민적 즐거움과 세로토닌적 즐거움의 차이이다.
석가모니의 말처럼,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하게 사는 게 길이다.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누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