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구대륙이긴 하나 인구 대비 널직한 길과 건물들은 좁은 곳에서 인구밀도 높게 사는 우리에겐 늘 부럽다.
스페인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없지만 남미 엘도라도 금을 찾아 갔을 때 원주민 수탈, 그들의 열정만큼이나 잔인했던 역사때문에 안 좋은 선입견이 있었다.
모든 게 평준화 된 거 같은 지금 와서 보면 또 다를 것이지만.
어쨌든 포루투칼에 비해 때깔부터 좀 다르다 ㅎㅎ
리스본에서는 세시간 반, 포루투칼과는 국경에 접한 도시인데도 이렇게 느낌이 다를까 하며 언니도 웃는다. 사람들도 좀 더 크고 세련되었다.
특히 연세드신 할머니들이 멋쟁이시다. 깔 마춤 스타일리쉬하게 하고 나오셔 외출을 즐기신다.
내 폰 유심이 또 어쩌구 저쩌구 말썽이어서 보다폰 매장 찾으러 가는 길에 만나 길 묻는데 하나같이 다 친절하다. 웃으며 가르쳐 준다.
대신 노우 잉글리시 영어를 알아는 들어도 말은 스패니쉬를 쓴다. 세계에서 어쩌면 가장 많은 인구가 쓰는 말이 스페인말일 수도 있다. 남미와 멕시코, 미국남부와 이전 식민지등. 사실 실용성을 떠난 언어자체의 아름다움을 비교하면 영어는 저 아래일 수도 있다. 어느 왕이 스페인말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로 들리고 독일어는 개,돼지가 짖는 소리로 들린다고 표현했듯이 ㅎㅎ
여기 와서 삶의 질을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오후 5시쯤인데 가게문들은 닫혀있고 싱싱한 생선, 조개를 시켜 한 잔씩 하고 있고 강변으로 나가니 크게 음악틀어놓고 나 또래의 사람들이 서서 마시며 춤추며 웃고 야단들이다. 어떻게 앉아 마시지않고 의자두고 저렇게 서서 마실까, 춤을 추는 게 아니라 마시며 춤추고 마시다 흥이 나면 잠간 잠간식 춤추니 더 보기에 좋다.
그렇게 인생을 여유롭게 즐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서 배워간다.
이제는 인생을 여유있게 즐길 때라는 것, 그것이 나의 생에 대한 존엄이란 것을.
할머니들이 이쁜 나라가 존중 받는 나라다.
그리고 저렇게 웃고 마시며 서로 껴안는 나라가 해피한 나라다.
밤 열두시쯤 언니가 잠들려다 놀라 깨었다고 한다. 갑자기 들리는 굉음~폭죽소리에
강변 근처 숙소인데 가까운 곳에서 불꽃놀이가 있었다. 캐톨릭 성 요한 축제일이라 그랬다 한다.
그래도 그렇지 스페인사람은 자정에 그런 행사를 하다니
한번 잠들면 죽음인 나는 세상모르고 잤다. 언니가 나 더러 잘 잔다고 여행체질이라며ㅎㅎ 버스며 어디든 졸리면 바로 잠들어버리는 나는 그런 식으로 피로를 푸는 거 같다.
다음날 시내강변 산책을 하고 올드 타운쪽으로 걸어가는데 사람들 축제 퍼레이드를 만나 구경도 하면서 잠시 같이 어울려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