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호주여행
#멜버른
발리 25일을 마치고 드뎌 4월 17일 호주 멜버른으로 입성했다.
다시 22킬로 큰 가방을 끌고 덴파사르 공항에서 밤 11시 비행기를 타러 기다리는 동안 에컨바람이 너무 세고 추워서 옷을 꺼내 입고 모자까지 썼다.
예약변경으로 심야 비행기로 바꾼 것은 잘한 일이다.
저녁 늦게 도착하는 것보다 아침에 도착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나 혼자 여행할 때 원칙 중 하나다.
어디든 이동하는 첫날은 무조건 밝을 때 도착하는 시간으로 잡고 다닌다.
체크인은 보통 오후니까 일단 짐 맡기고 근처에서 요기하고 주변 어슬렁거리며 탐방하다 보면 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서점에 들러서 책 보다가 호주지도가 있어 찍었다.
호주 지도를 보면 재미있는 것이 저 큰 대륙에 해안가 도시에만 사람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77배나 더 큰 호주에 인구는 우리의 절반인 2,700만 명 정도가 인구의 85 프로가 해안가를 따라 살고 있고 대륙의 85 프로인 중앙은 텅 비어 있다. 그들은 그것을 아웃백이라 부르는데 사람이 살 수 없는 사막이다.
그런 사막을 횡단하던 마지막 원주민들의 이야기, 내가 무척 감명 깊게 읽었던 책 무탄트 메시지가 떠오른다.
어쩌면 지금도 호주는 aborigine 에버오리진 그 원주민 문제를 아픈 새끼손가락처럼 안고 가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원주민에 대한 태도에 비하면 그래도 호주는 양호했지만 억지로 그들을 개화하려고 개종하려고 했던 슬픈 역사가 있다.
호주 정부는 1910년부터 1970년까지 그들을 동화한다는 미명하에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뺏아서 강제로 집단생활을 하게 했다.
호주가 1788년부터 이송해 온 죄수의 나라라는 역사도 있지만 그 백인들이 도착한 후로 원주민에 대해 입힌 상처도 있는 나라다.
2008년 호주총리가 거기에 대해서 사과를 했는 게 그들은 적어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아가는 점에서 끝까지 부인하고 부정하는 일본과는 다르다. 독일도 사과했는데 개인이나 나라나 끝까지 자신의 과오와 실책을 인정하지 않을 때 더 나은 미래는 없다 본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연결을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잘 풀렸다.
짐가방을 생각해서 택시를 타려고 생각했지만 호주 택시값이 만만찮아 검색하니 Skybus가 나왔다. 그런데 스카이버스 도착지가 Southern Cross 역인데 내가 예약한 숙소 Great Southern hotel 이랑 2분 거리로 아주 가까웠다. 그래서 바로 걸어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카이버스 요금이 예약 사이트에서 22 호주 달러인데 아예 조금 더 주고 왕복으로 끊어두었다.
땡큐 무사안전도착 앤 땡큐 스카이버스
제일 먼저 위치를 보고 호텔을 선택했는데 편하다.
어디든 가면 찾아오기 쉽고 주요 스폿과 연결이 잘 되어서 좋다.
그런데 체크인해서 방에 들어가니 에어컨 소음이 심했다.
놀라서 프런트에 전화하니 mecanicien을 보내줬는데 소리는 좀 잦아들었지만 5일 동안 지낼 건데 불편할 것 같아 프런트에 요청하니 방을 바꿔줬다.
다시 간 방은 도로 쪽으로 창이 있어서 덜 답답하고 같은 평수라도 구조상 훨씬 나았다.
역시 우는 아이에게 떡 준다.
체크인을 기다리며 Southern Cross 역 주변 탐방을 했다.
호텔 앞 오래된 건물도 멜번스럽다
건물도 보고 역 바로 옆 아웃렛에 들러 가방도 하나사고 미처 못 챙겨 온 돼지코 멀티 어댑터 사고 유심도 사서 갈아 넣고 하는데 시간은 후딱 지나갔다.
멜버른 서던 크로스역 주변풍경
호주 속 유럽이란 멜버른의 매력이 느껴지는 모던과 올드가 공존하는 건물들, 아웃렛 건물 계단에 코리안 바비큐가 눈에 들어온다.
아침조식이 17달러인데 어떤가 먹어보았다. 샐러드가 없고 좀 헤비 한 breakfast라 ㅠㅜ
그래도 1903년부터 한 호텔전용 식당이고 호주 어딜 가나 커피맛이 좋다는데 카푸치노 맛이 좋았다.
이튿날 뚜벅이로 출발~!
골목을 찍었는데 나중 보니 구름이 더 신기한^^;
왼쪽에 호주 특산품 어그 UGG 가게 간판도 보인다
아~! 그 유명한 유서깊은 플린더스역이다.
여행에서 굳이 목표물로 찍어 찾아가지 않고 길 가다가 만나는 핫 스팟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ㅎㅎ
그런데 첫날부터 무료로 시내 한 바퀴 하는 CityCircle 35번 트램을 찾느라 이곳저곳 다니면서 정말 많이 걸었다. 어차피 뚜벅이 여행이고 여행은 목적지에 이르는 것보다도 가는 과정이라는 말도 맞다.
길을 가는 동안 멈춰서 사진도 찍고 길거리 마술사도 만나고 또 길 위에서 친절한 사람도 만난다.
길거리 동전 마술사의 익살스러운 연기에
역쉬 아이들이 제일 신기해한다
케냐에서 온 청년은 자신의 폰으로 한참을 검색하며 시간을 내주었다.
사실 그의 정보가 큰 도움은 안되었지만 그가 내준 5분의 친절은 나에게 남았다.
지나가는 사람이 길을 물을 때 그렇게 5분 이상 시간을 내어줄 수 있을까? 며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내 갈 길 가기에 바쁜 사람이니 나는 그러지 못하고 그저 간단히 대답하고 말 것이다.
보통 마음을 둔 상대에게 친절과 정성을 베풀기는 쉽지만 계획에 없고 예상치 않았던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래된 극장
정말 친절했던 케냐청년 게릭
무료 트램을 찾느라 반나절의 시간, 에너지를 다 쓰고 나서야 결국은 35번을 탔다.
덕분에 멜버른 도심의 아우트라인을 편안히 보고는 왔다.
원래 지난 경험으로 봐도 여행지 첫날은 헤매는 것이 통과의례이긴 하다.
그래도 두세 시간 이리저리 걸었기에
의욕상실에다 심신이 다운되니 일단 숙소로 복귀했다.
간단한 요기로 마음도 몸도 Recharge를 하고 좀 쉬다가 재도전 Re-challenge를 위해 다시 나갔다.
Self motivation 재의욕충전을 위해 셀카놀이가 도움이 된다
내일 있을 현지투어 집결지도 알아두고 같은 방향인 빅토리아 주립도서관도 들를 겸 해서 구글지도를 켜고 출발했다.
그런데 도서관 문 닫기 전 아직 한 시간이 남았는데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다른 여행객들도 와서 다들 고개만 갸우뚱하고 간다.
오늘은 무슨 일이 안 되는 날인가? 이민자 박물관 갔을 때 금요일이라 폐관이었기에 주립도서관은 미리 사이트에서 확인을 하고 갔는데도 문이 닫혀 있으니 (나중 알고 보니 부활절 휴일 앞 금요일이어서 그랬다)
이렇게 일이 잘 안 풀리는 날도 있다며 할 수 없이 투어 집결장소로 가 는데 주소를 찍고 가도 주위에서 계속 빙빙 돌기만 한다. 몇 번씩이나 헤매다가 결국 투어 버스 위치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오늘은 결국 뺑뺑이 도는 날이었다.
뺑뺑이 제자리걸음, 그래 인생에 별 뚜렷한 소득도 없는 이런 날도 있지 하면서 돌아왔다.
이거저거 모아서 두드려 소리를 내어 음악을 만드는 아자씨
남반부 호주로 오니 우리와는 반대 계절로 봄이 아닌 가을임을 실감한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니 ~첫날부터 의기소침해지는 내 마음과도 잘 맞는듯한 날씨와 분위기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패티김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국의 봄꽃은 놓쳤지만 올해는 내가 좋아하는 가을을 두 번 만끽하니 그도 좋다며 혼자 웃어본다.
이 오래된 건물옆이 투어 사무실이었다
다음날 탈 투어버스 확인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뜨끈한 국물 생각이 나서 숙소 근처에 식당에 들어갔다.
한참을 폰을 하고 있는데도 음식이 나오지 않아 보니 한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주인한테 언제 나오냐니 이제 곧 나온다면서 미안해한다. 태국식당인데 손님들이 많긴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큰일이 아니면 쉽게 체념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평소에 식당 가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면 내 성격에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행 중이고 혼자니까 나 스스로 멘탈 관리를 하게 된다.
정말 대사가 아닌 한 놀라지도 마라
그리고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3 A 법칙을 적용할 것~!
Allow ~ 일어날 일이 일어났음을 허용하라
Admit~ 그 일이 내게 필요했기에 일어났음을 인정하라
Accept ~ 그를 수용할 때 지금 내게 필요한 배움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