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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과 Île de la Cité

센강 위에 떠 있는 섬

by 김별

숙소에서 파리 광역노선 RER를

타고 세 정거장만 가면 노트르담

대성당이 나온다. 오늘은 이 주변을 산책해 보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2세기 중반, 교황청의 영향이 커지고 고딕 건축 양식이 발전하던 시기에 짓기 시작하여 여러 시대에 걸쳐 증축을 거듭하면서 완성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9년 4월 15일 대화재가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음으로써 큰 문화적 손실 앞에 비통함으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목조로 된 지붕과 중앙 첨탑, 그리고 천장의 일부가 손실되었고 화재의 원인은 방화가 아닌 실수라는 결론이 나왔다. 보수 공사 중 비계(scaffolding) 작업자 가 피운 담뱃불이 화재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5년 간의 준비 및 복원 기간 후 노트르담은 2024년 12월 7일 일부 복원 완료 후 재개장되었다.



성당 앞에는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순대처럼 꼬여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남편과 나는 십 년 전 왔을 때 내부관람을 했기에 성당 외부를 둘러보고 강변 주변 책방 키오스크를 잠시 돌아봤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성당과 파리시청등 주요 명소가 센강 위의 섬에 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망각한다.

파리사람들이 Île de Paris라고 하면 보통 Île de la Cité 와 Île Saint-Louis를 합쳐 부르는 말인데 센강 위 노트르담이 있는 섬이 일 드 라 시떼 큰 섬이고 그 옆에 작은 섬이 일 생 루이다.


노트르담에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라탱 지구(Quartier Latin)에 들어선다. 라틴구역은 파리 센강 남쪽, 5구와 6구에 걸친 일부 지역을 말하는데 중세에 소르본 대학과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라틴어로 했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라탱 지구는 카페와 저렴한 레스토랑, 서점, 바가 많아 학생과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특유의 활기와 자유로운 분위기로 파리의 또 다른 문화적 명소가 되었다.


노트르담을 배경으로~~!

유명 서점을 찾아가는 길에 중간에 있는 광장을 들렀다. 분수 주위로 다알리아와 꽃들이 한창 예쁘게 피어있어 눈길이 절로 갔다. 한참 꽃을 보고 있으니 남편이 노트르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백 년 전 오픈한 서점은 1964년 셰익스피어 탄생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Shakespeare and Company)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아늑한 분위기의 독서 공간과 오래된 가구, 고서적, 벽에 가득한 메모들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곳은

문학 낭독회, 저자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개최한다.

영어뿐 아니라 불어로 신간·고서적이 아래 위층으로 빼곡하여 나도 잠시나마 좁은 공간 안에 진열된 다양한 책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서점을 지나면 카페와 각종 레스토랑이 줄을 짓는다. 식당가가 즐비한 골목 안쪽에 생 세브랭 성당에 들러 잠시 쉬면서 나는 브런치에 글도 올렸다.


생 세르뱅 성당(Église Saint-Séverin)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고딕 성당인데, 나는 노트르담을 가면 가까운 이곳도 꼭 가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왜냐면 스테인드글라스가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케르 성당보다 더 아름답고 고즈넉하게 쉬다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북적거리던 거리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된 곳, 육중한 성당문 하나 밀치고 들어왔을 뿐인데

잠시 전 노트르담의 그 많던 인파는 어디로 갔나 싶게 갑작스러운 고요 가운데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 잠깐 눈을 감았다 뜨니 건너편에 홀로 기도 하는 아저씨가 보인다... 나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고 숙연해졌다.


점심으로 바게트 샌드위를 먹고 오후에는 다시 퐁 네프다리를 건너 일 드 라 씨데로 갔다. 시청 앞 갤러리 라파이예트 백화점에서 남편 신발을 사고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줌 수업 중이던 후배랑 영상통화도 했다.

엄마랑 수업 따라온 프랑스 여자아이가 올 가을 한국을 가기 위해 한글을 배운다기에 잠깐 얘기를 해봤는데 BTS 방탄 중 정국을 좋아하고 케데헌 노래는 다 꿰차고 있는 듯했다.


ps;

~아! 이노무 케이 팝과 케이 컬처의 "잉끼'는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지 정말 궁금하다 ㅎㅎ

프랑스 티브이에도 한국 화장품 광고가 나오는 걸 보니 내가 머물렀던 80년대 중반과는 완연히 다른 지금, 40년의 변화가 새삼 더 놀랍게 다가온다.




멋진 파리시청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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