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나온 아나운서, 로스쿨에 수석입학하다(1)>

피아노를 그만 둔 이유

by 유창한 언변


나는 경북예술고등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좁은 연습실과,

엄격했던 레슨 선생님이 먼저 떠오른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피아노에 쏟아부었다. 끈기 하나는 좋았기에, 매일매일 손톱 끝이 부러지고, 손끝의 살가죽이 짓물러도 지치지 않고 피아노를 쳤다. 고통스러웠지만, 작은 연습실 만큼이나 좁아진 생각의 반경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습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협연을 위해 오디션을 볼 때마다, 안타깝게도 연습으로는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재능을 가진 천재들의 벽을 마주했다. 음악사 시간에 모차르트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 꼭 살리에리 같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노력하면 다 된다는 어른들의 명제가 틀렸음을 몸으로 깨달았다.


그렇게 삶의 방향을 잃었던 때, 전환점이 된 누군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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