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운 여행, 상하이

국외여행, 상하이

by jiya

올해까지만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다는 말에 즉흥적으로 친구와 다녀온 상하이. 중국은 아주 어릴 적 베이징 패키지를 다녀온 게 다였는데, 거지도 많고 깨끗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기억이 대부분이었다. 상하이는 그렇지 않다는 말에 반신반의하고 출발했다.

연휴를 끼고 다녀오는 여행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인천공항은 정말 한산했다. 눈치게임에 성공한 듯했다. 비행기가 1시간정도 연착됐지만 수속이 워낙 빨라 괜찮았다. 비행시간도 얼마 안걸렸는데, 상하이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정도 느려 기내식을 먹고 조금 있으니 바로 랜딩이었다.

상하이에 도착하고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한국이랑 진짜 비슷하다.”였다. 보도블럭의 모양이나 색깔, 공항의 표지판이 글자만 바꾸면 한국과 다를바가 없었고, 거리 곳곳에 심긴 식물도 대부분 플라타너스나 배롱나무, 능소화 등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공항에서는 마그레브라는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중간에서 택시를 타고 난징동루라는 시내까지 왔는데 저녁 퇴근길이라 조금 밀렸지만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중국은 알리페이라는 어플로 택시부터 결재까지 가능해서 번역기를 돌릴 일이 거의 없었다. 이정도 자동화 결재 시스템이면 전세계 어느사람이 와도 시스템만 안다면 여행이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러 시내로 나왔는데 대도시의 건물들에 압도당했다. 화려함보다는 웅장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의 멋진 건축물이 끝없이 즐비해있어 눈을 쉴새없이 돌리고, 그보다 더 많은 인파에 연어가 물길을 거슬러 오르듯 지도도 보지않고 야경을 보러갔다. 모든 건물과 나무까지 다 거대해서 마치 거인국이나 별천지 같았다. 워낙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걸어갔기 때문에 별로 무섭진 않았는데(반대로 사람이 너무 많은게 무서웠다) 무질서한듯 질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째날 아침! 더워서 머리를 쫑끗 쪼맸다:)

아침 겸 점심으로 딤섬을 먹었다. 생애 첫 딤섬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지만 좀 느끼해서 조금 남기고 얼른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수혈을 했다..

이날은 소규모 패키지로 우전 수향마을에 다녀오는 코스였다. 상하이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더웠지만, 다행히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상하이 시내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걸려 우전 수향마을에는 4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했는데, 오히려 동책마을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서책은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가 다 빨렸다.. 오늘이 사람이 별로 없는 날이라는게 너무 놀라웠다. 동책은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이라서 침대 가구나 결혼식장 등 볼거리가 많았고 서책은 거대한 레퍼런스장이나 스타벅스가 있어서 신기했다. 중간중간 가이드님께서 중국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는데, 중국의 4대도시 남자들은 결혼 전에 상견례 비용으로 최소 10억씩은 처가에 줘야 한다던가, 결혼 하고 시댁에 인사드릴때도 며느리에게 용돈으로 1억을 준다던가, 상하이 같은 남쪽 남자들은 요리부터 시작해서 집안일을 다 남자가 한다던가, 그래서 중국은 딸을 낳는게 더 이득이고 요즘 남자들이 결혼을 못하는 추세라는 등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놀라웠다...

야무지게 한컷 남겨줬다:)

서책에 있는 식당가 중에서 가이드님이 소개해주신 곳에서 시켜주신 메뉴로 저녁을 먹었는데, 첫 맛만 호박죽 맛이 나는 해물누룽지탕이 특히 맛있었다.

저녁에는 서책에서 나룻배를 탔는데, 해가 지니 시원했다! 가이드님이 줄을 서주셔서 편하게 타고,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니 힐링이 됐다. 나룻배에서는 밖에 있는 사람들이,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룻배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관광이 된다는게 재미있었다. 배수로가 잘 되어 있어서 물이 항상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하셨는데, 물 바로 위에 실외기가 있는게 너무 놀라웠다.

셋째날은 우캉루+신천지 투어! 우캉멘션은 외국 풍이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스냅 사진을 도전했다:) 여리여리한 학생이 말을 걸어와 동정심으로 수락했는데, 정작 사진은 엄청난 열정을 가진 다른 젊은 작가가 찍어줘서 흥정은 실패하고 대신 원본까지 받았다.

쁘띠스냅 결과. 조금 웃기기도 도하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점심은 근처에 있는 브런치 카페에서 먹었는데, 가격대는 있었지만 요거트볼이랑 커피가 맛있었다. 인테리어 때문인지 실내에는 벌도 날아다녔다.

점심 먹고 티엔즈팡으로 이동해서 기념품을 샀다:) 기념품 사기는 좋지만 사람이 많아서 천천히 구경하는건 어려웠다.

기념품을 사고는 신천지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신천지라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냥 거리 이름이었다. 상해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라고 해서 입장료를 내고 구경했는데, 보존이 잘 되어 있어 뭉클했다.(내부는 찍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쇼핑몰에서는 음료를 마셨는데 자스민 향이 진하게 나서 맛있었다. 신천지는 유럽 느낌이 나는 쇼핑몰이 즐비해 있었는데, 서양인이 많아서 더 유럽 같았다. 르라보랑 이솝 등 친숙한 가게들도 몇 개 들어가봤는데 직원이 계속 따라다녀, 극 내향인인 나는 얼른 나와버렸다.

저녁은 우육면. 하이디라오 예약이 너무 길어서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가성비도 좋고 맛있었다:) 걱정과 다르게 상하이 음식은 거의 다 성공했다.

마지막 야경은 예원이었다. 별 기대 안했는데 와이탄만큼 압도적인 야경에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이게 중국이구나 싶었다. 돌아올때는 테슬라 택시를 타서 다시 한번 놀랐다.


상하이는 여러모로 평소 가지고 있던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편견을 깨준 도시였다. 물론 길빵이 당연하다거나 사람들이 너무 많고 구글맵이 안돼서 길찾기가 어려웠던 단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조용하고 친절하고, 거리에 중국 냄새가 짙게 나지 않고 일본기업과 미국기업 브랜드가 우리나라보다도 많이 입점해있으며, 모든 결재가 큐알코드로 되는 등 선진적인 문화를 접히고 온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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