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와서 내 교통수단의 9할은 자전거이다. 한국에서는 자전거 탈일이 없었고 일본에서는 남편 자전거를 잘 타고 있다. 다행히 내가 사는 곳은 자전거로 웬만한 곳은 잘 다닐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자전거를 샀다. 내가 아직 운전을 하지 않고, 아이들의 바깥활동을 위해서도 자전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집 근처에 아사히라는 자전거 전문매장이 있어 이곳에서 아들과 딸의 자전거를 순차적으로 샀다. 일본의 자전거 가격은 절대 착하지 않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일본 자전거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 자전거의 매력을 풀어보고자 한다.
첫째,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사면 경찰서에 등록을 해야 한다. 자전거 도난방지와 아무 곳에나 주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그래서 일본에서는 지정된 곳 아니면 자전거도 절대 아무 곳에나 주차하면 안 된다고. 그리하여 우리도 자전거를 살 때 ASAHI 매장에서 등록까지 마쳤다. 등록비는 6,000원 정도.
둘째, 일본자전거의 치명적인 매력 두 가지,
라이트와 잠금장치이다.
깜깜한 밤에도 자전거라이트가 있어 든든하다. 수동, 자동을 선택할 수는 있지만 모든 자전거에 라이트는 필수였다. 혹시 한국자전거도 그런가? 그걸 잘 모르겠다.
잠금장치도 붙박이처럼 부착되어 있어서 열쇠를 넣으면 풀리고 빼면 잠긴다. 백 마디 말보다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나는 이 잠금장치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한국에서 칭칭감아매던 잠금장치만 사용하던 구시대라 더욱 그럴 수도.
셋째, 시계도 있다.
딸의 여아용 자전거에는 없어서 모든 자전거에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아들자전거에는 스피드 측정이 가능한 시계가 있어서 아이들의 자전거 흥미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시계기능은 참 좋은데 스피드측정기가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탈부착도 된다.) 하지만 곧잘 스피드를 내며 달리는 걸 보니 아들들에게는 꽤나 먹히는 것 같다. ㅎㅎ
마지막으로, 일본 자전거 정말 튼튼하다. 고작 일 년도 안 써보고 쓰기엔 정말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배였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험하게 굴려도, 때론 아들의 실험정신도 거뜬히 소화시켜 주는 자전거에게 항상 고마움과 미안함과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 언제나 든든한 발이 돼주고 실험대상이 돼주는 기특한 자전거...
아들도 딸도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나에게 일본 자전거는 사심 몽땅 들어간 효자효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