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효진 Apr 22. 2024

자연식 도전기를 마치며..

2월 26일의 호기로운 시작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나이 드신 할머니의 놀라운 활력과 에너지에 놀라고, 그녀의 자연식을 보고 무작정 따라한 도전기였다. 그리고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당찼고 의지에 불탔던 도전기가 세월의 흐름을 못 이기고 점점 무너졌다. 더 이상 일주일간의 도전과 식단을 적을 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여기서 나의 자연식이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기는 멈춰야 함을 느꼈다.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였다. 


습관이 정말 무서움을 느낀다. 

새로운 습관이 적용되려면 적어도 한 달에서 세 달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의지로 한주, 두 주는 완벽에 가까운 식단을 성공했지만 열정이 시들해진 3주 이후부터의 식단은 햇살과 폭풍을 넘나들었다. 지금은 도전초기에 비해 한 두 가지의 습관을 얻은 것에 만족한다. 


올리브 오일 사용하기

현미밥 먹기


카페에 가면 커피에 손이 가고, 편의점의 콜라, 아이스크림, 빵, 젤리의 유혹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외식은 언제나 메뉴에서 자유롭다. 나의 아지트 맥도널드에서 우롱차를 먹는 것은 엄청난 의지를 요한다.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자연식 도전기를 후회하지 않는다. 

첫 번째, 도전했다. 그 자체로 나를 칭찬한다. 

둘째, 절반의 성공도 성공이다. 올리브 오일을 쓰고 현미밥을 먹는 것만 해도 잘했다. 

셋째, 도전기는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개인적인 자연식은 여전히 이어진다. 


나는 계속해서 자연식, 몸에 좋은 음식을 생각하며 요리하고 또 먹을 것이다. 도전기 덕택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먹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먹었던 것들을 더 이상 아무렇지 않게 먹게 되었다. 인스턴트를 먹을 때도 계산을 한다. 고민하고 내려놓던가, 조금만 먹던가, 먹고 나서도 자제하기를 다짐하던가. 


어설펐던 두 달간의 자연식 도전기. 

도전은 언제나 옳다. 

그리고 나의 자연식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