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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털리고 더 강한 멘탈을 얻었다.

by 정효진

인간관계에 대한 끝판왕 책이라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었다. 사실 예전에 한번 읽은 적이 있지만 어떤 내용이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성경과 같은 대우를 받는 책이니 꼭 다시 한번 읽어야 한다는 다짐만 어렴풋이 하고 있었더란다. 그렇다. 머릿속으로 다짐만 주야장천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젯밤에 드디어 밀리의 서재에서 스스로 찾아 읽었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어차피 이런 책은 한 번에 완독이 의미가 없으므로 매일 각장씩 정독하며 읽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는 1장을 읽었다.

인간관계로 허덕일 때 읽으니 글은 빛의 속도로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링컨은 젊은 시절 타인을 비난하고 공격하는데 서슴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비난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싸움 직전까지 가게 되었고, 그 사건을 계기로 크게 깨달아 다시는 타인을 비난하고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난이 적힌 편지를 적어서 보내지 않고 책상 한편에 치워놓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다툼이 일어나면, 상대방의 잘못을 조목조목 언급한다. 원인과 결과에 따라 너의 잘못과 나의 억울함을 열심히 해명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더 발끈하고 억울해한다. 그리고 똑같은 피드백이 되돌아온다. 그 사이에 이해와 공감은 허공을 맴돌고 있다. 오해와 불신과 분노는 더욱 커진다.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세는 사자가 눈앞의 사슴을 보며 욕구를 참는 것과 같이 힘든 일이다. 사람은 일차적으로 나에 대해 생각하기만도 정신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대한 데일 카네기는 그래선 안된다고 한다.


성공의 비결이란 게 있다면, 다른 사람의 관점을 가지고 당신의 관점뿐 아니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이라고.


나를 설명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려 노력한다면 내가 내뱉는 말의 상태와 온도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나의 비난으로 상대방의 마음이 어떨지를 생각해 본다면 쉽게 비난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고작 1장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관계로 이틀 동안 흔들렸던 마음의 진정한 해결책을 얻은 느낌이다. 고작 1장을 읽었는데 말이다.


비난하기 전에, 억울해하기 전에, 나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려 노력하는 것.

카네기의 말처럼 나는 이제 나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건가 보다. 멘탈이 털렸지만 더 강한 멘탈을 얻었으니 꽤 괜찮은 수완이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 -데일 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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