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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떼아트에 행복 한 스푼.

by 정효진

교회 아는 언니동생들과 산책모임을 만들고 어제 처음으로 오랜만에 공원을 걸었다. (그래서 브런치도 못썼다. 핑계지만..) 기분 좋게 산책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카페에 들어가 가볍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셨다. 잠시 후 메뉴가 나오고 동생이 시킨 라떼에 나의 눈이 한동안 떠나가질 못했다.


오동통한 얼굴에 살짝 꺾인 귀와 앙큼한 앞발, 없으면 섭섭한 미니하트까지.

순전히 나만의 경험일 뿐이지만 한국에서 내가 시킨 라떼아트는 하트모양뿐이었다. (절대 나의 경험이 평균치가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처음 본 라떼아트는 보자마다 섬세함과 담쌓은 나를 매료시켰다.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마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내 안에 나도 몰랐던 섬세함이 발현된 건지, 라떼아트로 인해 없던 호기심이 생겨난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이런 아기자기함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구나 싶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홀로 간 일본카페에서는 모두 커피에 앙증맞은 쿠키가 딸려왔더란다. 그리고 그 작은 찰나에 피식 웃으며 행복감을 느끼는 내가 있었다.


피식거리는 웃음일지라도 잠시 행복을 느껴보자. 지금 보이는 것에. 지금 느껴지는 것에. 지금 들리는 것들에.


일본카페에 커피를 시킬때마다 항상 같이나오던 귀여운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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