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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O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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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Oct 14. 2022

그림은 이야기꾼이다.

가끔은 우리에게도 아름다운 장미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 그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보인다

그림은 자신을 마치 활자로 박아 내려는 듯...저마다의 이야기를 쏟아 낸다

계절이 바뀌어 옴이 확실하다

아침부터 포*아트를 들락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멋진 이야기꾼을 찾으려 나 설 요량인가 보다




그림 감상은 나의 취미 중 하나다.  비루하지만 감상만 하는 수준이다

물론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은 경매로 낙찰을 받아 소장을 하고 있다

주로 꽃과 과일의 그림으로, 색감 위주의 선택을 하는 편이다

위 작품 역시 빠알간 사과의 강렬한 색감에 빠져서 낙찰받은 작품이다

낙찰을 받으면 보통 액자를 짜서 벽에 걸어 감상을 하는데 저 작품은 캔버스 상태로 감상을 하고 있다

오일페인팅 특유의 터치감과 질감은 생으로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처음 낙찰받은 작품은 15년 전 베트남 작가가 그린 유화였다

커다란 열대 과일나무가 있는 작가의 집 앞마당 풍경을 그린 작품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작품을 왜 낙찰받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였을까?  아마도!

하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모른다!

그냥 봐서 마음에 들고, 계속 보고 싶은 그림을 낙찰받을 뿐이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작가가 생각하는 작품의 의미 정도는 안다는 것이다

낙찰받으면 여쭈어본다.  "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작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라고

작품의 의미를 알고 그 작품을 보게 되면서 그림 속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림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지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글로써 말하는 이야기가 아닌 그림으로 말하는 차이 말이다


그림은 문외한인 나에게 억지로라도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듯 강렬한 색깔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아래 작품은 지인에게 입택 선물로 주기 위해 낙찰받은 그림이다


매난국죽.... 예부터 사계절을 대표하는 양반들의 최애 사물들이다

풍만한 달 항아리에 핀 사군자가 너무나 예쁜 그림이다

서로 다른 계절에  피는 사군자들이 시들지 않은 상태로 공존한다는 의아함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계절을 달리해 피고 지는 우리가 왜 같이 모여 있는지?, 놓인 소반에 맞지 않게 달 항아리는 왜 저리 풍만한지? , 한 두 잎 떨어지는 매화는 왜 그런지?, 유독 짙은 암을 가지고 있는 난은 왜 그런지?"


과연 이 그림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었기에 선택받았을까?




그림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주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게끔 배려라도 하는 강렬한 색감으로 도도히 쳐다보며 한마디 툭 던진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면 와서 한번 들어보는 게 어때?"


쿨내 진동하는 멋진 이야기꾼임이 틀림없다.


우리 삶에는 생존을 위한 빵도 필요하지만 가끔은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장미도 필요할 때가 있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 지치고 힘들어 마음의 여백이 필요할 때나, 번아웃 뒤 가슴속에서 신선한 에너지를 갈구할 때쯤 나는 또 다른 이야기꾼을 찾아 나설 것이다.


괴테는.

매일 귓가에 스치는 짧은 노래를 듣고

좋은 시를 읽고

아름다운 그림 한 점을 즐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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