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저는 1n(n>5)년차 초등교사입니다.
작년, 2023년은 공교육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던 해였습니다.
서이초와 용산초 선생님,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이 생을 스스로 마감하셨죠.
같은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동일한 이유로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일을 당하신 것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묵묵히 현장을 지키던 선생님들께서
거리로 나와 현실을 알리기 시작하셨구요.
사진출처
202*년 저 또한 입직 후 처음 겪는 일을 겪으며
교실에서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행동들로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5월 초부터 그 학생은
제 얼굴에 침을 뱉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뱉는 게 아니라,
자기 뜻이 관철될 때까지
제 얼굴에 침을 수없이 뱉었죠.
이후 폭력성의 단계는 점점 올라가,
욕설은 기본이 되었고
제 팔을 할퀴고 뜯어내
피가 나서 다른 학생들이 너무나 놀라는 일도 있었습니다.
왜 그러고 맞고 있었냐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그 학생을 분리시키거나,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는 없냐? 고요.
네, 지금도 그 답에는 정확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참 이상하죠? 네, 정말 없습니다.
왜 없는지는 이야기 속에서 말씀드릴게요.
물론, 폭력을 당했던 장소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몸을 숨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교실에는 그 학생 말고 다른 20여 명의
착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제 몸을 피하기 위해 교실을 나갔다면
그 학생의 폭력이
다른 학생들에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모든 학생은 아침에 등교한 몸과 마음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또한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모든 과목을 가르치기에
나를 때리는 이 학생과 저는 결국,
국방부 시계처럼 미우나 고우나
학년이 올라갈 때까지 매일 6시간 이상을 만나야 합니다.
교사와 학생 서로 존중은 못해도,
제가 그 학생의 폭력에 짓이겨진다면
학급의 규범은 없어지고, 결국 그 피해는
사랑스러운 보통의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버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정신과를 다니며,
‘중등도 우울에피소드’라는 진단을 받았고
하루에 우울증 약을 5알씩 먹으며,
다른 나머지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버티고 버텼습니다.
그렇게 버틴 1년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보려 합니다.
학교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그와 함께
아주 보통의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현실이
조금씩 변해가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