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자본, 노동이라는 개념의 변화
전통 경제학에서 생산의 3요소로 토지, 자본, 노동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대세가 되면서 경제 생산의 3요소는 새롭게 정의될 수밖에 없게 됐다.
지금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먼저 토지이다. 토지는 유한하다는 전제가 있었다. 하지만 팀 버너스리 경이 월드와이드웹(www)을 여러 이유로 무료로 공개하면서 우리는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이 오프라인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누구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이곳에서 본인의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전통경제학에서 생산을 위해 필요한 '토지'라는 개념은 현대에는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럴 경우 그 공간은 무한하다. 더군다나 이제 메타버스라는 또 다른 실감 공간이 확산되기 시작하고 있고, 우주라는 다른 차원의 공간도 열리고 있다.
두 번째로 자본이다. 전통경제학에서 자본(capital)은 기존의 생산 과정을 유지, 개선하거나 새로운 생산 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투입되며,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본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기계, 건물, 인적 자원, 재고 등의 물적 자산뿐 아니라 기술, 지식, 브랜드 등의 무형 자산도 포함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블록체인과 NFT(Non-Fungible Token) 등의 등장으로 물적 자본 중심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유일한 디지털 자산을 생성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술로, 미술품,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존 자본 개념은 물질적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투자와 활용을 의미했지만, NFT는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지 않는 디지털 자산을 투자와 활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NFT는 특정 작품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시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작품의 가치와 가격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노동이다. 기술의 진화는 인간의 역할을 계속 변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눈, 코, 입, 손, 발 등 인간의 신체기관을 대체하는 다양한 로봇기술은 전통제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추론을 하고 창작을 하는 생성형 AI는 인간의 두뇌까지 모방하며 노동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인간 A의 노동을 ‘서비스화 된 AI휴먼 A형태'로 제공한다면 이것은 노동력의 제공인가 아닌가. 전통적 노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저작물이 아니라, 생성형 AI에게 질문을 해서 만들어진 창작물의 저작권은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하는가. 인간의 노동은 새로운 차원에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역사의 흐름에서 거대한 부의 이동은 이 생산의 3 요소가 크게 변화될 때 일어난다.
가내수공업 방식이 기계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노동'생산성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힘입어 전통제조 오프라인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후 오프라인 중심 비즈니스는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토지’라는 개념이 크게 바뀌며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 등의 기술의 등장 이후 '자본'의 개념이 바뀌며, 새로운 거대 기업들이 나타나게 됐다.
이제 로봇과 생성형 AI휴먼이 등장하면서 ‘사람’의 '노동'에 대한 개념을 바꿔가고 있다. 당연히 이 파격적인 변화를 이끄는 기업이 새로운 시대의 부를 창출하게 될 것이고, 물론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기업들도 승승장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가 많다. 특정 플랫폼이나 솔루션, 게임의 다른 유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메타버스는 가치를 만들고 교환하는 경제생산의 모든 과정을 이전과 다르게 정의 내릴 수 있는 새로운 변화 프레임이다.
메타버스의 3D실감공간은 기존 온라인공간과는 다른 입체적이고 생생한 체험경험을 줄 것이다. 이 속에서는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과 자본의 인증수단이 필요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AI기술과 서비스의 연계로 현실과 연결된 또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메타버스는 토지, 자본, 노동의 개념이 모두 바뀌게 되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항상 우리는 그 시점의 선택에 대해서 뒤늦게 후회하고 아쉬워한다. 그리고 고정관념과 인지편향 등을 통해 새로운 정보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변화를 일상으로 인식하는 세대가 비즈니스 전면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주연이 되는 세상에서는 이전의 전통적인 경제가치 창출방식을 현대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근대사로 여길 확률이 높다.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과 방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자. 그래야 유물이 되지 않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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