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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동아빠 구재학 Aug 04. 2023

잼버리 대회로 드러난 국격의 민낯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이들이 새만금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오랫동안 전북의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 김관영 전북도지사 (23. 6. 28)


"스카우트 세계 잼버리 대회가 전북 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커다란 촉진제 되도록 챙길 것"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23. 7. 27)


"폭염·폭우, 감염병 등 우려사항을 말끔히 해소하겠다. 청소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김관영 전북도지사 (23. 7. 27)


"... 비와 폭염 그리고 벌레 등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극복의 과정이 곧 대회의 묘미" - 전북일보 (23. 7. 31)


"내외빈 입장이 있겠습니다. 모두 일어나서 큰 박수로 내빈을 맞아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 폭염에 장시간 행사로 지쳐있는 참가자들의 뒷목을 잡게 한 잼버리대회 개영식 사회자의 멘트 (23. 8. 2)


 "마음껏 젊음을 즐기시고, 전 세계 스카우트들과 멋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 윤석열 대통령 (23. 8. 2)


"잼버리가 피서냐… 귀하게 자란 한국 청소년이 문제" - 더불어민주당 염영선 전북도의원 (23. 8. 3)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때문에 난리다.

대회 전에는 모처럼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전 세계 미래세대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홍보의 장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대회 직전에 폭염과 장마에 전혀 대비되지 않은 부실한 준비에 대한 지적을 받고도 성공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간척지에 내린 장마로 곳곳에 웅덩이가 그대로 있고, 안이 들여다 보이는 남녀공용 샤워실, 지저분한 간이화장실, 부족한 식수대, 등등.. 게다가 나무 한그루 없는 간척지임에도 그늘 시설이 부족해 체감온도가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에 열사병 환자들이 속출했다.


물웅덩이 위에 텐트를 치기 위해 지급하는 팔레트 10만개를 참가자들이 직접 나르도록 해서 분노한 보호자들


해외 누리꾼들이 새만금 잼버리를 조롱하며 올린 밈


그런데도 조직위는

“현재까지 나온 온열질환자는 모두 경증 환자이며, 중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훈련받은 운영요원과 지도자들이 청소년 대원들 옆에서 건강을 살피고 있다”

고 하며 문제없다는 무책임한 말만 거듭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언론에서 문제점을 일제히 보도하자 기자들의 델타구역 출입을 막으며 사실상 보도 통제를 시도했다. 핸드폰으로 누구나 기사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에 80년대식으로 언론 통제를 하려 한 것은 누구의 발상일까?




우리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전쟁으로 초토화된 못 사는 나라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도약한 사례가 있고,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붉은 악마의 역동성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세계잼버리대회는 유치 단계부터 '생산 유발 효과 800억 원, 일자리 1000여 개 창출'을 자랑스럽게 떠들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교류와 우애를 나눔으로써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잼버리대회의 당초 취지보다는 젯밥에 더 관심이 있음을 드러내면서 어린 학생들의 안전보다는 돈벌이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 잼버리대회 참사는, 우리 젊은이들의 노력으로 K-Pop, K-Drama가 전 세계를 휩쓸며 지난 수십년간 선배들이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낸 시점에, 대한민국을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든 창피한 사건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작 주인공인 젊은이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아니, 조직위와 주최 측은 그들의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을까?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여! 그대의 힘과 권위를 발휘하기 전에, 제발 당신들의 생각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봅시다!


<시민의식이 빛났던 88 서울올림픽 - 코리아나, 손에 손잡고>


<성숙한 거리응원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2002 월드컵 - 조수미, Champ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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