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의

사랑이란 결코 포기하지않는 것...

by 김중근

사랑의 정의

- 김 중 근


내 얼굴에 뽀족뾰족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성(異性)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한, 두 살 나이 들고 철이 들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 지난날 문득 스스로 피어낸 사랑의 꽃들이 말로 형언못할 삶의 무게를 느끼게하여 미안함으로 피어난 꽃도 있고 사랑은 아픈 것이라고 해서 눈물로 피어난 꽃도 있다. 또한 사랑은 참으로 아름답다하여 오색(汚色) 무지개로 피어난 꽃도 있다. 고운 마음 터에 자리잡은 따뜻한 정(情) 때문에 온 몸 바치도록 나를 지배한 꽃들도 있었다,


“사랑의 감정은 죽음의 공포보다 강하다” (L.톨스토이)고 했다. 헤엄을 칠 줄 모르는 아버지가 자식이 물에 빠진 것을 보자 즉시 물로 뛰어들 정도의 사랑이 없으면 현란스러운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불과하고, 사랑은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나 남을 위해서는 강한 것이 사랑의 힘이다. 사랑은 입으로만, 혹은 머리로만이 아니라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말할 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억만금의 보화(寶華)로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을지라도 진정한 사랑이 없으면 그것은 물거품과 같다.


성적표를 보면 과목별로 수.우.미.양.가.로 표기되는데, 어느날 수.우.미.양.가.에 대한 뜻을 상기(想起)하게 되었다. 수(秀)는 빼어날 ˝수˝자(字)로˝ 으뜸이다˝ 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우(優)는 우수할 ˝우˝ 자(字)로 잘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미(美)는 아름다울 ˝미˝ 자 (字)이며 보기 좋다 는 뜻이다. 양(良)은 어질 ˝양“ 자(字)로 선량하다˝ 라는 뜻이 담겨 있다. 놀랍게도 마지막 등급인 가(可)는 가능할 “가 ‘자(字)로 할 수 있다 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성적(成績)의 본질적(本質的) 의미(意味)는 그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누구나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인본주의적(人本主義的)인 박애정신을 바탕으로한 사랑이 깃들여있는 용어들이다. 사랑은 그 안에 고귀함을 지니고 있다. 곧 남의 좋은 점을 인정하고 그를 소중히 여기고 높이 평가한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느끼게 한다. “사랑은 자신의 이익을 꾀하지 않으며 사심을 품지 않습니다.” (L.보로스) 학생들의 단점까지 포기 하지 않고 감싸주고 어룰 수 있는 선생님들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처럼 사랑이란 결코 포기하지않는 것이다. 힐타는 “사랑에 냉담하였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들어서는 곳은 염세주의라는 오솔길이고 사랑을 지니지 못한 사람은 안정감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이와같이 최고의 동기 부여는 사랑인 것이다.


우리에게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삶은 초라하고 희망이 없을 것이다. 꿈과 이상도 없이 마음은 늘 빈 서쪽 하늘처럼 황량하기만 할 것이다. 희생적인 생활도 필요없고 풍요로운 생각 또한 가질 수 없다. 어둠이 있어야 별이 반짝이고 하늘과 땅이 있어야 모든 생명을 유지 할 수 있듯이 사랑은 우리 삶의 질을 확대하고 풍부하게 한다. 사랑은 마치 태양처럼 낮과 밤이 교차되어 가슴에 사묻친 달을 만들 듯 지고지순(至高至純)한 곳을 향해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은은하고도 풍요롭게 한다. 우리는 수없이 반복되는 사랑의 언어와 사랑의 행동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며 살고 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사랑받기 위해 수없이 거듭되는 사랑의 시도이다. 그 과정에서 부부애, 우정, 연애, 형제애, 박애, 효도, 자비등 눈에 보이는 실천가능한 사랑인지 그렇지 못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공동체 이웃과 나를 알아주는 지인들과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며 손 잡아 따스한 체온을 서로 함께 나누는 현실적인 방법을 뒤늦게 깨우치고 있다. 사랑은 인내하며 투기하지 아니하며 오래 참고 온유와 행복과 소망등...참고 성내지 않으며 기뻐하며 투기하지 않는 것이 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최근까지도 실감하지 못했다. 점차 나이들면서 진실한 사랑의 실체는 믿음인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랑은 애원해서도 안 되고 강요하거나 요구해서도 안된다. 사랑이란 나 자신이 이끄는 힘으로 부터 나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임을 깨닫는다. 마음 한조각 떼어내 주지못할 만큼도 사랑할 마음조차 갖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말만 번지르한 미사여구에 충실했던가....마음 다한 실천의지(實踐意志)가 없는 사랑의 무가치(無價値)함이 얼마나 죄악(罪惡)인지도 깨닫게 된다.


사랑은 그 사람의 나쁜 점과 못생긴 외모마저도 좋게 보이게 한다. 그래서 사랑을 하게 되면 눈이 멀게 되고 참된 사랑의 힘은 태산보다 강하다 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며 사랑의 위대성이다. “참된 사랑은 천재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샤를르 페기)


그래서 어쩌면 사랑이란 희생일지도 모른다. 사랑 그 자체로써 어떤 이해 관계나 목적을 두지 않고 그 봉사와 희생을 통한 그 자체에서 따듯한 즐거움이 샘솟는 것처럼. 남을 위하는 일은 자신을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희생적으로 봉사하고 사랑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우리는 궂은 일에 있어 쉽게 짜증나고 쉽게 포기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 또한 희생이 없으면 일순의 잿불에 지나지 않다. 희생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마르지 않는 기름에 의해 불을 붙여 빛나는 일같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주위에게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희생은 고통을 이겨내고 인내와 소망과 온유함을 수반하지 아니하고는 누구나 행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요 모든 치유의 핵심이다. 사랑의 힘이 아무리 위대하다 할지라도 궁극적(窮極的)으로 그 주체는 나이다. “사랑이 두려운 것은 사랑이 깨지는 것보다도 사랑이 변하는 것이다.” (니체)라고 했듯 서로 간의 노력없이는 마치 나무에 피는 꽃이 빨리 시들고 떨어져 버리는 것같이 사랑이란 한순간의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설명되어지거나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긴긴 터널을 함께 걸으며 울고 웃고 한숨 쉬고 처절하게 혼돈스러움이 지나가면서 위대한 사랑 앞에 얼마나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였는지에 달려있다. 소중한 사랑의 아름다운 보물을 찾기 위해 처절한 고백을 한 연후에 오묘한 사랑의 신비함이 발휘되는 것이다. 뇌티히는 “봄의 태양이 빛나도, 곡물의 씨앗은 싹트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참된 사랑은 세상이 차더라도 꽃이 핀다.” 했다. 그러므로 지구를 움직일만한 자기 희생없이는 사랑을 논할 가치가 없고 교언영색(巧言令色)의 일시적인 감정은 말 장난이며 방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구 깊은 곳까지 뿌리를 박고 하늘 높은 곳까지 가지를 뻗는 나무가 되듯 사랑해야 됩니다.“ (버트랜드 러셀)

2009년 6월 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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