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구독자 vs 유료 구독자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고
벌써 두 번째 고민에 빠졌다.
첫 번째는
내가 쓴 글 '5일 만에 찾아온 오타병과 잘난체병'에 대한 고민
두 번째는
무료 구독자와 유료 구독자에 사이에서 마주한 고민이다.
작가라는 세계를 잘 모른다.
그저 글을 쓰면 좋고, 누군가 읽어주면 더 좋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브런치를 둘러보다 보니
수익이 생기는 구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작가님들 사진의 프로필 밑에는 초록색 버튼이 이었다.
'이게 뭘까?"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구독자 30명 이상, 최근 3개월 3편? 인가 5편 정도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아, 그럼 나도 그 조건만 충족하면 글도 쓰고,
수익도 얻고,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글을 쓸 때마다
모르는 분들이 라이킷을 눌러주고
읽다가 구독도 눌러주는 일들이 기적 같다.
모르는 분들에게
'하나의 글'로 닿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떨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조금 호기로웠다.
지인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매달 커피 한 잔 사준다고 생각하고 내 글을 읽어줘"하고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작가가 된 지 4일 만에 30명이 넘어섰다.
너무 놀랐고, 너무 떨렸다.
그래서 나는 부지런히 유료구독자 신청을 했다.
며칠 뒤
내 프로필에도 초록색 딱지가 붙었다.
그 순간은 솔직히 영광스러웠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유료구독자를 위해 '다시 써야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금 저장해 둔 글들을 조금 다듬어 유료로 내놓을까?
아니면,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무료로 쓰는 게 맞을까?
다른 분들을 둘러보았다.
구독자가 500명, 2000명이 넘는 분들도 초록색 바를 켜지 않고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멈춰 세웠다.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쓰고 있나?"
"수익을 원해서 글을 쓰고 싶은 건가?"
"아니면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어서 쓰는 건가?"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내 첫 마음,
'내 글이 세상에 닿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아무도 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 글을 읽어주고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실 하나가
내가 느끼는 어떤 수익보다 크고 소중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글도, 내 마음도.
'실력도 없으면서... 내가 구걸하듯 돈을 받을뻔했구나.'
그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움이 아니라
내가 어디쯤 있는지 알게 해주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엄청난 글을 쓰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수익도 창출하고 유료 연재도 멋지게 운영하신다.
나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나는 그저
소소한 일상을 정성껏 쓰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침부터 내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려주는 분들,
모르는 곳에서 구독을 눌러주는 분들,
그리고 조용히 읽어주시는 분들....
그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충분하다.
딱 한 걸음만 더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