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색일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막내로 크면서 엄마의 껌딱지로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엄마 뒤꽁무니만 따라다녔다.
엄마는 내 나이 3살 때부터 직장을 다니셨어서 나는 늘 엄마가 그리웠던 거 같다.
엄마가 쉬는 날이면 엄마의 길치를 대신할 나를 챙겨 모임을 다니셨다.
결혼식, 집들이, 친구모임, 동창모임, 가족모임... 모임이라는 모임은 다 나와 다니셨다.
엄마를 따라다니며 나는 발랄하게 다녔던 거 같다.
엄마가 엄마 친구랑 놀 땐 난 엄마 친구의 아들과 논다던지
결혼식장에 갔다가 음식을 싸주면 내가 먹지 않더라도
집에서 기다리는 언니, 오빠 음식까지 챙겨 오는 오지랖까지도 있었던 나다.
그런 나를 엄마는 귀찮아하지 않으셨던 거 같다.
길을 못 찾고 있던때도 한 번쯤 간 집은 나는 척척척 찾아주니 엄마가 안심을 했던 건지,
엄마도 나를 놓고 다녔던 것이 안쓰러웠던 건지...
내가 친구들이 좋아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게 된 고등학생 전까진 엄청 껌딱지로 붙어 있었다.
그런 엄마가 나의 옷을 사주거나 물건을 사주실 때면 나랑은 핑크가 어울리다고
나를 핑크공주로 생각하셨다.
이젠 핑크가 부끄러울 나이가 되었는데도 '루피'가 어디서 생기셨는지 나에게 주며 갖으란다.
그 인형이 아직도 있다.
엄마는 내가 핑크가 어울린다고
오빠, 언니는 무채색 옷을 입혔는데
나에겐 핑크색 옷을 사줬다.
분홍은 그리 나의 색이 되었다.
나의 물건의 핑크계열의 물건들로 가득하다.
남자만 있는 우리 집에서 핑크로 산다는 것은
내 물건이라는 이름표를 갖는다.
남자아이들이라 우산을 엉망으로 사용하는 건지 맨날 없다.
그래서 난 우산도 핑크다.
그럼 아무도 안 가져간다.
가족들의 우산이 수십 번 교체가 되어도
내 우산만 멀쩡하다.
그 우산의 수명이 다해 이제 구멍이 나지 않았는데도
물이 스며들어 뚝뚝 떨어질 때까지 내 우산은 멀쩡한데
핑크가 아닌 우산은 언제 없어졌는지 사라지고 망가져있다.
물건에 이름표가 달려 있다.
나는 분홍인 핑크를 좋아한다.
핑크는 나의 취향이기 전에
엄마가 나를 떠올릴 때 생각하는 색이기에
나의 핑크는 엄마와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