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덜 익은 감 같다.
작가로 발탁이 되면서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나의 일기 같은 내용이,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나는 담담하게 써 내려갔지만
누군가에게 날 것으로 드러나는 것도 무섭고
혹 누군가에겐 인상이 찌푸러지는 일은 아닌지
걱정이 한가득이 되었다.
원래는 단감을 좋아한다.
아삭아삭한 그 식감이 나는 좋다.
그런데 올해 대봉을 뜻밖에도 엄청 좋아하게 되었다.
동네 과일가게 사장님이 잘 익힌 대봉을 저렴하게 주셔서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에 반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오빠가 챙겨줬다'면서 아직 덜 익은 딱딱한 대봉을 선물로 주었다.
하나하나 익기를 간절히 기다리는데
생각처럼 쉽게 익지 않았다.
과일가게 사장님이 주신 대봉은 금세 사라졌고
지인이 준 대봉은 조금씩 천천히 익어가는 것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다.
익은 다음 한입 가득 넣으면
온 세상이 내 세상이 된 듯
하루동안 있었던 짜증과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달콤함이 입안에 가득 들어왔다.
그 이후로 난 대봉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봉이 그렇게 쉽게 익지는 않더라....
성격이 급한 나는 만져보고, 눌러보고,
겉만 보고 익었다고 착각해
서둘러 한입 가득 넣은 적이 많다.
입안 전체로 떫음이 내 입안을 마비 시키게 되면 그 어떤 것으로도 그것을 씻어 낼 수가 없다.
난 지금 초보 작가다.
아직 속까지 익지 않은,
한입 베어 물면 "이게 뭐지?" 싶은
떫음이 한가득 남은 덜 익은 감이다.
성장통도 있을 것이고,
실수도 있을 것이고,
어쩌다 홈런도 치겠지만
지금 나는 덜 익은 감이다.
그래서 오늘도
덜 익은 감 같은 초보 작가인
나를 조용히 토닥이며
마음을 챙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