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첫 번째 고백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은
내 마음을 오래 가난하게 만들었다.
그런 아버지는 가족 밖 사람들에게는 "호인"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상처는 늘 집안에서만 흘러나왔다.
매일 잔뜩 취한 아버지는 두 딸을 무릎 꿇려 앉히고
횡설수설 혼을 냈다
사춘기였던 나는 부당함에 맞서 싸웠고,
나보다 두 살 많은 언니는 속으로 모두 참으며 마음을 다쳐갔다.
아버지의 화가 풀리지 않는 날이면
부당하다 외치는 막내였던 나에게 손이 올라왔다.
그때마다 언니는 온몸으로 나를 막아줬다.
그 시간,
언니는 내게 유일한 '어른'이었다.
엄마는 생계를 책임지느라
밤 10시가 돼서야 잔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셨다.
돌이켜보면
그 길이 얼마나 고됐을까.
무능력하고 불성실한 남편을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
정말 단 한 번도 들지 않았을까.
그러나 엄마는 그런 고민을 할 틈도 없이
발걸음 재촉해 집으로 돌아와
술 취해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남편을 말렸고,
맞고 있는 두 딸을 지켜 주셨다.
그 어른이 내게는 유일한 보호자였다.
성인이 되어 물었다.
"왜 그때 우리 버리고 도망가지 않았어? 우린 엄마 원망하지 않았을 텐데."
엄마는 늘 한결같이 대답했다.
"너희가 눈에 밟혀서...
내가 없으면 너희가 맞을까 봐,
남편을 버리면 버렸지 너희들을 버릴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라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언니와 나는 울었다.
아버지의 폭력은
그 상처 그대로 마음에 남겨있었다.
그 마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는 늘 해맑게, 밝게 사람들에게 친절했다.
나를 떠날까 두려워서,
상대에게 맞추고 또 맞추며 살았다.
물론 나의 기질도 있었겠지만
더 깊은 관계가 되려고 하면
나는 겁이 났다.
버려질까 봐.
아빠 같은 사람일까 봐.
그래서 결국 도망을 선택했다.
요즘 말로 '잠수이별',
그때는 그것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전혀 몰랐다.
내 마음조차 들여다볼 줄 몰랐던 시절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때 나를 지켜주고, 사랑해 주던 사람들 덕분에
나는 '사랑받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배웠고,
그 마음이 지금의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게 해 준
근원이 되었다는 것을.
내 마음을 살피기 시작하니
그때 그들의 상처가 보였다.
어릴 적 나처럼
그들도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는 걸.
그래서 이제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고.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