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by 지니의 쉼표

우리나라는 몸보신으로 개고기를 선호하는 나라다.

특히 어릴 때는 더 심했다

도살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였다.


어릴 적 할머니집 가는 동산 언덕길에 개를 목메달아 놓은 것을 본 적도 있었다.

그땐 요리로도 접했었기에 개고기가 난 혐오 식품이 아니었다.


고소하고 담백한 살이 아직 입에 머물러 있다.

그런 내가 개고기를 먹지 않은지 43년째다.


어느 날 아빠가

작은 개 한 마리를 갖고 오셨다.

회사에서 키우는 개인데 잘 안 커서 우리 집에서 키운다고 데리고 왔단다.

개랑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금세 친해졌다.

집과 거리가 멀어져도 무섭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신뢰까지 쌓여갈 때 쯤


아빠 회사 친구라는 사람 둘이 와선

목줄로 데리고 가는 걸 하교 길에 마주쳤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아빠는 계시지 않았고

회사분들만 그 개를 데리고 가는 모습에 "왜요" 하니 아저씨들은 "이제 회사 가서 키우려고" 하며

끌고 가는 모습에 끌려가는 그 아이(개)의 눈에 슬픔이 보였다."나좀... 도와줘"라고 들리는 눈빛였다.


난 그 눈을 보고 알았다.

그 개도 알았던 거 같다.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다고.

난 지금도 그 눈이 생각난다.


슬픔이 가득했던 .

나와의 추억이... 어쩜 독이 되었을까?


난 그 뒤로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요리를 너무 잘하셔서 모란 시장에서 여름이면 개고기를 사 와 몸보신으로 음식을 하셨다.

시집가서 첫 여름였을 거다.

시아버지가 아주 맛나니 먹어보라 했다.


난 어렸을 때 이야기를 나누며

그 뒤론 입에 데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나도 소를 키우고도 먹는다."

"원래 고기는 그렇게 먹지 하늘에서 뚝떨어지지 않는다"


나는..."제가 키워 그 눈을 보지 않았다면... 먹을 수 있으려나 그 눈을 보아서... 그 뒤로는 먹을 수가 없었다"라고 했더니 공감을 해 주셨다 어머님도 본인이 애지중지 키운 개는... 못 먹겠더라고... 그렇게 개고기는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개고기 혐오 음식등으로 반대 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표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나는 못 먹게 된 거다.


찬반을 따지고 싶지도 않다.

세계 여러 나라에 여러 음식 중 우리나라는 먹을 것이 없던 때의 몸보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그 추억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도와 달라는 눈빛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나의 어린 시절의 무능함.

딱 그 정도의 후회와 안타까움이 가득 남아 있는 사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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