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없었던 시절을 추억합니다
어린이용 버스 카드를 처음 산 날 편의점에서 나오자마자 사진을 찍었다. 버스 타는 걸 좋아했던 아이의 만 6세 생일 선물이었다. 그 무렵엔 아이가 등원하면 근처 카페에서 기다렸다가 점심을 먹고 하원 하는 아이와 함께 집에 가곤 했었다. 산 중턱에 나 있는 공원 길을 걸어가면 숲 속 어린이집이 있었는데,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낙엽이 공원 길을 가득 덮었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 길에서 만나 한 식구가 된 길고양이 청운이는 벌써 세 살이 되었다. 비가 오던 가을날 어린이집 하원 길에 아기 고양이로 처음 만나 우리 가족의 네 번째 고양이가 되었다.
코로나가 없었던 그 시절엔, 아이와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참 많이도 다녔었다. 환승을 2번이나 해야 하고 집에서부터 한 시간도 넘게 걸렸던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많이 갔었다. 도시락을 싸서 소풍 가듯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가면, 그 무렵 휴직하고 있었던 내가 아이보다 더 설레고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땐 육아가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단짝 친구와 같이 매일매일 오늘은 무얼 하고 놀까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내 인생의 화양연화 같았다. 지금도 그 무렵의 사진을 열어보면, 그 무렵의 계절과 대기, 햇살, 웃음소리, 나른했던 오후의 느낌이 전해오는 것 같다.
어린이대공원에 갈 때면, 식물원 옆에 있던 평상에서 늘 점심 도시락을 먹곤 했었다. 집에 있던 음식들로 담아온 소박한 도시락이었지만, 우리는 소중하게 먹었고 행복해했다. 식물원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와 평상에서 도시락을 먹고,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고르고, 편의점을 나오면 있는 장난감 뽑기를 구경했던 순서는 그곳에 갈 때마다 바뀐 적이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것들이 멈추어버린 지금이어서 더욱 그리운 그때, 그곳, 그날들.
코로나가 없었던 시절을 추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