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

적어도 난

by ZiNa






적어도 난 그래

그렇게 오래 다닌 회사를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급작스레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나오는 건 예의가 아니야


그 길고 오랜 시간동안

너만 그 회사를 다닌게 아니거든


내 경력과 맞바꿨고

내 희생으로 그 시간들을 얻었으니까






다음 스텝도없이

이렇게



작년 7월 28일

내 인생의 바닥인줄 알았던

그 시간


놀랍게도 그날은 바닥이 아닌

바닥의 시작점이었어

자고일어나면 어제보다 더 깊은 바닥

또 자고일어나면 더 깊은 바닥으로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떨어지기만 한

그 바닥의 시작


이젠 두렵다

이 바닥이 바닥이 아닐까봐

바닥의 끝도 모른체

그 바닥을 향해 무한질주하는

울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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