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난
적어도 난 그래
그렇게 오래 다닌 회사를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급작스레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나오는 건 예의가 아니야
그 길고 오랜 시간동안
너만 그 회사를 다닌게 아니거든
내 경력과 맞바꿨고
내 희생으로 그 시간들을 얻었으니까
다음 스텝도없이
이렇게
작년 7월 28일
내 인생의 바닥인줄 알았던
그 시간
놀랍게도 그날은 바닥이 아닌
바닥의 시작점이었어
자고일어나면 어제보다 더 깊은 바닥
또 자고일어나면 더 깊은 바닥으로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떨어지기만 한
그 바닥의 시작
이젠 두렵다
이 바닥이 바닥이 아닐까봐
바닥의 끝도 모른체
그 바닥을 향해 무한질주하는
울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