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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 Aug 28. 2023

돌아보아야만 보이는 그대의 마음  

이별을 해야 알 수 있는 것들

이별 후 꽤 많이 들어오는 소개팅을 경험했다. 열 손가락에 근접하는 이성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어오는 상대를 만나는 일은 여간 쉽지 않음을 경험하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깊은 인연의 고리를 끊어내 보니 둘로 이어진 인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스레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난 이별에 대해 숱한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미련인데, 늘 미련 없이 헤어짐을 고하고는 뒤돌아서는 사무치는 미련에 소리 없이 밤을 지새우곤 했다. 이런 나의 성향을 알기에 이번의 이별만큼은 하루를 꼬박 새워서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이 역시 미련 투성이다.


돌아보아야만 보이는 수많은 것들이 당신을 지치게 만들어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돌아보니 시간을 갖자는 나의 말이 나의 결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이 서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을 수도 있었겠다. 늘 뒤에서 나를 지켜주고 사진에 담아주던 한 사람이 그였음을 뒤늦게 남겨진 사진들로 알게 되었다. 


'의류폐기함에 넣을까 말까 코 앞에서까지 고민하는, 세월에 찌들어 눅눅하고 바랜 옷가지처럼 이제는 입을 수도 없는 옷이 되어버렸지만, 결코 곁에 없다고 생각하기엔 내 어린 시절의 추억조차 던져지는 것 같아서 주저하게 되는 그런 옷을 안고 꽤 오랜 시간 살아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겪어보아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함을 비로소 깨달았다.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고, 애정을 두고 시간을 할애하면 충분히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며 나의 오만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겪어보아야만, 돌아보아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사랑에 대한 감정 그리고 애정까지도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 싶지마는 이치라면 조금 더 묵묵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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