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cm의 실크, 그 안의 태도”

국가무형유산 매듭장 어르신께 매듭을 배우던 시간

by PACe
https://airbridge.tumblbug.com/ltf1fyy


하이엔드 주얼리가 손바느질을 선택한 이유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라면

보통 기계 봉제로 정교하게 마감된

더스트백을 선택한다.


균일하고,

빠르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PACe는

전통방식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손으로 만든다는 것은

시간을 들인다는 뜻이고,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그 물건에 태도를 담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wooyoungmi /solid homme를 첫 번째로 그만두고

수도원에 지원자로 들어갔을 때,


수녀님을 통해

베네딕토 재속회이시면서

한국 전통 매듭 유형문화재셨던

김희진 어르신을 알게 되었다.


김희진 어르신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사 제의에 들어가는 매듭 디테일을

직접 작업했던 분이기도 했다.

수도원 지원기기간 동안 매듭을 배우던 시간, 김희진 어르신과 함께했던 순간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도원의 인연으로

그분의 집을 드나들며

약 2년 동안 매듭을 교습받았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을

직접 염색하고,

실을 짜고,

그 실로 매듭을 만들고,

그 매듭을 다시 형태로 완성하는 과정.


하나의 작은 결과물을 위해

몇 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 그 모든 과정을 제대로 익히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패션으로,

그리고 내가 있던 세계로.


수도원에 지원자로 머물던 시간,

모든 것을 내려놓았던 시기.


그때의 나는 전혀

패션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고,


나는 결국

다시 패션으로 돌아왔다.

다시 패션으로 돌아온 이후





그 사이에 어르신은 돌아가셨고,

그 시간은 그렇게 멈춘 것처럼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때 배웠던 감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손으로 만든다는 것,

시간을 들인다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정성에 대한 감각.


그것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나는 woo young mi에 재입사했고,

복귀 이후 3년 즈음

한 차례 퇴사와 재입사를 더 거쳤다.


내 안의 괴리감으로

잠시 쉼이 필요했다.



일은 문제 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마지막에는

이사로서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문제는 일이 아니었다.


수도원에서의 시간과

다시 마주한 패션의 세계 사이에서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소박함과 화려함,

비움과 표현 사이에서


나는 그 사이에 서 있었고,


그 괴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세 번째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내 안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그 시간 속에서

주얼리 브랜드 PACe를 준비하게 되었다.

PACe Ring_Origin Silver 925 RH

PACe _Collection​


하이엔드 주얼리를 담을 더스트백을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 떠오른 것이 손으로 만드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그 물건에 어울리는 태도를 담고 싶었다.




그리고 우연히

한 장인의 공방을 알게 되었다.


그는 오랫동안

전통 귀주머니를 손바느질로 만들어온 사람이었다.


작업 방식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는 익숙한 감각이 있었다.


시간을 들이는 방식,

손으로 완성하는 방식,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에 가까운 태도.


나는 그와 함께

귀주머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얼리를 담는 더스트백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멤버십 회원을 위한 기프트

그리고 브랜드 시그니쳐향…

PACe Membership gift

PACe Membership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PACe 멤버십 회원들을 위한

브랜드 시그니쳐향을 담는

작은 향낭이었다.



그와의 작업은

예상처럼 정성을 요했다.


실크 원단을 고르고,

샘플을 만들고,

테스트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


배움의 태도와 그 여정 안의 인내


하지만 그 시간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손바느질은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작업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나온 시간의 연장에 가까운 것 같다.


수도원에서 매듭을 배우던 시간,

손으로 실을 다루던 감각,

그리고 정성을 다루는 방식.


그것들이

다른 형태로 다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작업이 마무리되던 시점,

나는 이 물건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졌다.


단순한 기프트로 남기기보다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작업을 하나의 실험처럼

펀딩이라는 형태로 풀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하이엔드 주얼리 더스트백에서 시작된

이 작은 실크 오브제가


ADD 향낭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ADD 미니 우드볼 향낭



하지만 본질은 같다.


손으로 만든다는 것.

시간을 들인다는 것.

그리고 태도를 담는다는 것.


이 작은 향낭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지는

소비자의 선택과 반응은

PACe 하이엔드 주얼리의 첫 번째 데이터 자산이 된다.


완성 이전의 완성.

함께 시작하는 브랜드.


그것이

손바느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럭셔리 조각

PACe에서 파생된

ADD 실크 향낭


전통 귀주머니 장인과의 협업

손바느질로 완성되는 제작 방식

각자의 향을 담는 우드볼 구성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텀블벅 프로젝트 링크를 남깁니다

tumblb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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