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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프코리아 Dec 21. 2023

함께 하는 사단법인

우프코리아 역사2

2010년 농림부에서 지원을 받아 국내우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해 동안의 활동기록까지 책자로도 제작하면서 한국우프는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2010년 한국우프 활동책자

당시만 해도 참가자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2010년 처음으로 외국인 우퍼들과 함께 하는 내국인 참가자들을 모집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듬해부터는 한국인들에게도 우프를 알리는 준비를 했다. 모든 자료를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등 많은 일을 해야 했기에 직원도 여럿 충원하였다. 


그렇게 다음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뿔사!! 


사단법인을 권유하고 지원해 주셨던 박00 사무관님이 농림부가 아닌 다른 정부부처로 가시게 되었다.


나는 박00사무관님은 평생 그 자리에 계시는줄 알았고,  사단법인만 되면 정부에서 지원금이 고정적으로 나오는줄 알았다.  그래서 아무런 재정 대책도 없이 해외우프 사업을 모두 접었기에 더욱 난처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단체의 형식을 바꾼 이상 다시 원래대로 할 수는 없었다. 나름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농업 쪽으로 인맥이 전무해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것은 너무나 어려웠고 그 벽은 높고 단단했다. 농림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바로 지원을 받고 했던 일이 아주 예외적인 사례였다는 것도 한참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수년동안 고전분투하면서 혹시 재정에 도움이 될까 해서 해외우프 어린이 캠프도 열고 이런저런 해외관련 업무를 다시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국우프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기에 그 일도 계속할 수가 없었다. 힘들더라도 시스템과 규모가 어느정도 갖춰질 때까지 한국우프에 매진하는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 와중에서 물심양면 발벗고 도와주신 분이 계셨다. 사단법인 이사님으로 계시면서 남양주에서 한솔농장 양계장을 운영하셨던 김병수 호스트님이다. 

고 김병수 대표님


대표님은 한국에 슬로푸드 운동을 도입하시고 팔당지역에서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하셨다. 나는 대표님을 통해 농업에 대한 이해 및 애정이 자연스레 생겼다. 그런데 정신적으로도 많은 의지를 했던 김병수 대표님은 2016년에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올해 사단법인은 꼭 12년째를 맞이한다. 내국인의 참여는 40% 가까이 늘었. 아직 만족한 만한 수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우프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프에 대한 내국인들의 인식 변화가 크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바로 참여는 못하시지만 그래도 우프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과 참여가 뜨겁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이제 사석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첫번째 질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어떻게 운영을 하세요? 


 많은 분들이 우프코리아가 어떤 재정을 가지고 운영이 되는지 궁금해 하신다. 특별한 수입원이 없어 보인다며 물어보시는데 그 예상이 맞다. 


우프코리아는 호스트님들이 내는 회비와, 우퍼들의 1년 맴버십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연히 활동 수가 많지는 않기에 어려움이 있다. 간혹 정부 및 지자체의 공모사업을 응모해서 진행하지만 재정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크게 되지 않는다.  


우프코리아 리플렛


사단법인은 후원을 받는데 그동안 우리는 받지 않았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두가지만 추스려 보면, 



첫번째, 우프는 운동보다는 호스트와 우퍼간의 유대활동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친환경 농부님들께 도움이 되고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지구를 지키는 운동" 아닐까 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앞으로는 후원을 받아 우프가 자연농법을 통해 땅을 살리는 일에도 일조하고자 한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어찌보면 이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초창기 주식회사의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원을 받는 것이 마치 '나를 도와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 망설여졌다.



아무 준비없이,아무 생각 없이 사단법인으로 전환을 했기에 혼자만의 갈등이 컸고 숱하게 후회를 한 적도 많았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스스로 수도 없이 정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러 보니 이제는 많은 분들이 곁에 계시고 함께 해주고 있다. 더이상 혼자만의 기업이 아니라 내밀어 주신 손을 잡고  '사람의 집단을 본체로 한다'는 사단법인의 사전적 의미를 실천하며 가고자 한다.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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