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자유 선언. Start

그리운 세상 속으로

by 산수골지윤핼미

와우—
드디어 내일이다.
새해 첫날의 자유 선언.
Start.


경주. 부산, 2박 3일 기차 여행.


며칠 전, 마치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Be Kind 게시판에 “부산 가요”가 떴다.
나는 좌고우면할 틈도 없이
“저요!” 하고 손을 들었다.


많은 우려와 걱정을 뒤로한 채
기상예보를 몇 번씩 들여다보며
짐을 싼다.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니 중무장은 필수.
하지만 기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나는 허물 벗기에 착수할 예정이다. ㅋ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엔돌핀이, 도파민이 팡팡.
감기만 조심하면 된다.


경주.
20여 년 만에 만나는 경주는
또 어떤 얼굴로 나를 맞아줄까.
추억이 켜켜이 쌓인 곳, 경주.
석굴암을 그리겠다고 극성을 떨던 시절.


그 덕분에 "석굴암"은 불교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했고,
그해 불교 캘린더에 내 그림이 실렸다.
그림을 다시 시작하고 처음 받은 상이었고, 시작이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국가 보물들을 찾아다니며 그려대기 시작했다. ^^ㅎ



석굴암. watercolor on paper mixed media 130×162(cm)


감포 앞바다.
대왕암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로
나는 ‘파도와 바위’를 그리는 작가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각인되었다.


파도와 바위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는 소재다.



남편 찬스로
경주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그리고 나와 친구들에게까지
힐링의 장소가 되어주기도 했다.


나는 이미 그곳에 가 있었다.


문무대왕님은
여전히 국태민안을 염원하고 계시겠지.


단숨에 달려가
“지금입니다!” 하고
우리나라 좀 구해달라 떼쓰고 싶었다.


일행에서 벗어나
혼자 훌쩍 다녀오겠다고 선언.


“같이 또 따로.”
우리의 모토에도 맞는다며
모두가 멋진 이벤트라며 잠시 들떴다.
어차피 세 팀의 도킹 장소는 부산이었으니까.


하지만—
‘추운 겨울바다에
전이암 핼미 혼자?
차도 없이?
소설 쓰냐?’


많은 추억을 곱씹고 싶었으나
나는 즉시 항복했다.
깜짝 이벤트의 아쉬움은 접어두고
일행과 함께 하기로.


짐도 가뿐히, 마음도 가뿐히.
황리단길에서


고분과 우양, 오아르미술관을 둘러보고
황리단길의 정취를
쬠— 맛보기 한 뒤
부산으로 간다.


생각만으로도
설렘이 차오르는 밤이다.




대왕암. watercolor on paper (41×3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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