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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지CEO 조정원 Nov 26. 2016

보고서 작성은 엄청난 배려가 필요하다.

회사에 다니면서 제일 어려웠던 문서 작성은 임원에게 보고하는 것도 아니고, 담당자에게 주는 보고서도 아니다. 전사 임직원에게 배포하는 안내 가이드가 제일 어렵다. 임직원이 모두 IT를 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부모님을 생각해보자.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다가, 기능이 조금만 복잡해도 어찌할 바를 모른다. IT 용어를 섞어 설명하면 더욱 헷갈리신다. 옆에서 단계 하나하나 알려주어야 한다. 때에 따라 엄청난 체력소비가 된다.


회사에서도 정책이나 업무 시스템이 달라지면 전사에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단계마다 따라갔는데 가이드와 비교해 조금이라도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담당자에 문의가 온다. 회사 임직원 수에 따라 문의 횟수는 비례한다. 시도 때도 없이 문의 오면 멘탈이 붕괴된다. 이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배려가 넘쳐야 하고 수십번, 수백 번 테스트를 하며 가이드에 빠진 게 없는지 봐야 한다. 문구도 조금이라도 어렵게 설명이 되거나 오해 소지가 있다면 언성이 높아진 문의로 돌아온다.


이런 것을 경험하다 보니 책 쓰기를 할 때도 배려심을 더 생각하게 한다. 대중에게 팔리는 책이고 어떤 수준의 독자가 읽을지 모른다. "설치 과정의 그림이 너무 작아요.", " 책대로 했는데도 실습이 안 돼요.", "링크가 깨져 있어요." 등 메일로 수도 없이 문의가 온다. 이때는 내가 책에 썼던 내용대로 다시 해보며 빠진 내용이 있었나, 잘못된 내용이 있었는지 다시 보게 된다. 다음 책에는 이와 같은 질문을 줄일 방법을 고민해본다.


업무를 하며 쓰는 안내 가이드와 책을 쓰는 것은 똑같다. 제일 많이 배운 것은 "배려심"이었고, 앞으로 사람들을 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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