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지CEO 조정원 Jan 16. 2016

회사 이직으로 나는 작가가 되었다.

니키의 행복한 글쓰기(6)

내가 책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은 첫 컨설팅 회사에서 떠나기 전 1년 전쯤이었다. 그전에 벌써 나의 첫 번째 책을 썼지만 회사의 반강제적인 부분도 있었다. 회사 업무 시간 혜택을 조금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집필을 했던 저자들의 이름은 실리지 않고 회사 이름으로 책이 나왔다. 이 상황을 만나니 더 이상 책을 쓰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오기가 생겼다. "내 이름이 새겨진 책 한 권 내자". 마음은 생겼지만 업무에 치여서 쉽사리 진행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한번 내 업무와 관련된 것을 모두 쏟아내니 어떤 주제로 쓸지 정해져도 새로운 글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업무에서 새로운 경험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직을 한 뒤에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매일 접하는 것이 새로운 프로세스이고 하고 싶었던 연구를 맘껏 할 수 있었다. 책을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이 계속 쏟아졌다. 카페와 블로그를 관리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시간관리를 정확하게 짤 수 있던 환경도 집필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대기업으로 가면서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컨설턴트를 할 때는 시간을 내 스스로 제어할 수 없었다. 들쑥날쑥한 업무시간이 많았고, 출장도 자주 갔고, 고객사 요구에 따라 야간작업도 많았다. 생채 리듬이 들쑥날쑥하니 컨디션 조절도 힘들었다. 하루 종일 멍하니 있을 때도 많았다. 컨설턴트를 그만두기 몇 달 전에는 많은 프로젝트로 스트레스가 최고조로 달해 공황장애도 발생했다. 이 와중에 글쓰기를 즐길 수가 없었다. 이때 블로그에 작성한 글들을 보면 억지로 써낸 느낌이 글 안에 보일 정도이다.


대기업 계열사로 옮기려고 했을 때 주위의 몇 지인들은 반대했다. 대기업 조직 적응이 힘들것이고 기술 중심이 되는 모의해킹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나는 너무 좋았다. 잦은 야근은 있었지만 이전에 비해 부담되지 않았다. 출장이 없었다. 오전 9시로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벽 5시에 시작을 해서 여유 있게 책을 읽고, 블로그/카페 관리가 되었다. 이때 출근 전 했던 공부들은 후에 내가 책을 쓰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큰 기업에서만 가능한 정확한 업무분담이 나한테는 기회가 되었다. 내 업무에 다른 사람들이 관여를 하지 않아 방해를 받지 않고 고민할 수 있다. 업무 중 쉬는 시간도 내가 정할 수 있어 창밖을 바라보며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할 여유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는 바람을 쐬며 주제 하나를 정하고 어떻게 교육을 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본다. 어떤 교육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그 안에 다룰 내용들을 마음속으로 하나씩 채워간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를 하여 바로 교육자료에 반영을 한다. 교육자료에 들어간 것은 후에 집필을 할 때 상세화 작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직을 하지 않았다면 내 이름의 책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처럼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지 못했다. 지금 공동저자들과 같이 할 수 없었다. 이직은 어떤 경우이든 인생에서 힘든 결정이고 또 잘못된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큰 기회가 올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기회도 같이 잡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환경이 바뀌었을 때 걱정부터 하지 말고 그 환경을 어떻게 잘 이용할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렵지만, 또 다른 경험들이 나에게 새로운 생각들을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부딪혀봐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