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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지CEO 조정원 Jan 16. 2016

나는 학위보다 글쓰기를 선택했다.

니키의 행복한 글쓰기(7)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2015년 기준 1만 3천명이 넘었다. 석사학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모두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 빠른 나이에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대기업에 도전한 많은 사람들이 석박사 학위, 고급 자격증, 영어 스펙 등 ‘잉여스펙’으로 인해 취업 ‘탈락’ 고배를 마시고 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도 10명 중 3명 가까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50921000594)


지금도 지인 중 3명 중 1명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준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 나에게 석사학위를 이야기를 해준 것이 벌써 10년이 넘어간다. 첫 회사를 다닐 때도 앞으로 미래를 위해 학위 취득을 해야 하는 주장을 했다. 그 사람들이 대학원을 가기 위해 투자한 금액과 시간을 모두 보상받았는지는 의문이다. 

출처: 교육통계연보(교육개발원)


나는 아직까지 학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글쓰기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하고 대학원도 다니면 되지 않나?'라고 하지만 대학원까지 투자를 하면 더 이상 가족들과 같이 할 시간이 부족하다. 인생에서 가족이 제일 소중한데 나만 잘되자고 욕심 부릴 수 없다. '대학원을 가는 것이 가족도 위한 것 아닌가?'라는 말은 '나의 행복은 곧 가족의 행복 아닌가?'라고 홀로 외치는 것밖에 안된다. 와이프한테 말하면 한소리 제대로 들을 것이다. 가족의 행복이 나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나의 만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가족의 행복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대학원에 오는 사람들과 친해지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좋다.'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은 안다. 하지만, 지금 운영하는 커뮤니티 멤버들, 페이스북내에 친분을 가지게 된 사람들, 지역 내 교회분들, 이웃들 등 지금도 넘친다. 나는 저자가 되어 베스셀러 작가들과 소통을 하고, 회사에서 성공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 모두 내 인생에서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더 챙기는데 시간을 더 투자하겠다. 내가 최고가 되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세워주고 최고로 만들어주는 게 더 행복한 일 아닐까? 최고들과 함께 하는 그날을 꿈꾸자.


'회사에 더 남아있기 위해서,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필요하다?' 나하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 일하고 있는 사람들 중 SKY 대학원을 나온 사람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언제 회사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 걱정을 한다. 윗사람이 바뀌면 줄을 서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시간만큼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고민하는 게 낫지 않을까? 대학원을 가는 이유가 '회사에 남기 위함'이라면 본질적인 목표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강의를 위해서 학위가 필요하다?' 제일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대학생/대학원생들 대상으로 시간강사를 위해 최소한의 학위는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강사비는 신통치 않다. 학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매년마다 학과목이라도 더 잡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매년마다 수백 명, 수천 명씩 쏟아지는 석박사에 그마저 자리잡기 힘들어지고 있다. 저자가 되어 특강 요청이 오면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강의비를 받을 수 있다.


처음 대학교 강의를 초대받은 기억이 난다. 부천 유한대학교에 저자 특강 초대를 받았다. 같이 일했던 분이 교수님으로 재직을 하게 되면서 특강을 추진하였다. 학원 후배들에게 강의를 했던 적은 있지만, 대학교 교단에 서서 강의를 해본 적인 없었던지라 모든 것이 얼떨떨하였다. 그때 유학대학교 정문을 들어갔을 때 생각이 난다. ‘나는 지방대학교 학사일 뿐인데, 내가 이곳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맞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포기하지 않고 이제까지 최선을 다했고, 책을 써내니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두개의 느낌이 같이 왔다.


몇 달 뒤에 모교였던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 중에서 내가 선택되었다. 10년 만에 모교를 찾았다. 전혀 변하지 않은 모교를 바라보면서 눈물이 맺혔다. 학생일 때는 그렇게 커 보였던 선배들이었는데, 이제는 업계 선배가 되어 많은 후배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러 왔다는 사실에 ‘내가 정말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여러 학교에서 교육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회사 업무로 자주 참석을 할 수 없지만,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저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학생 대상뿐만 아니라 교수님들, 기업인들도 와서 교육을 받는다.


'대학원은 가지 말고 무조건 책을 써야 하냐?'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대학원을 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목적을 삶의 목표와 연결하여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집필한 ‘모의해킹이란 무엇인가(위키북스)’에서 후배들에게 했던 이야기의 일부이다. 

“석사학위를 위해서는 생활비까지 포함해서 3000만원 전후, 박사학위까지는 5000만원 이상이 기본적으로 투자됩니다. 매월 급여를 받아본 분이라면 이 돈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위 대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10년, 15년 이상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합니다.
‘정말 나는 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도 얻어 오는 게 무엇일까?’ 고민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이 학위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기회를 더 얻어와서, 투자한 것 이상으로 가져온다고 한다면 도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무런 이유도 없고, 이 학위를 위해 달렸는데도 불안함은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종목에서 이겨나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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