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너는 비즈니스메일 전문가야

메일과의 사투

by 삼인칭시점

'오늘은 또 어떤 문의글이 올라오려나...'


매일 아침 커피 한잔을 내려 자리에 앉는다.

모니터 우측 하단, 고객사의 문의글이 등록되었음을 알리는 팝업이 깜빡인다.


2018년 1월 개발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고, 어느덧 일한지 7년이 지났다.

최근 이직을 했는데 이곳은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와는 다르게 문의를 개발자가 직접 응대한다. 재밌는 것은 문의 응대 업무가 개발 업무보다 많다는 것이다.

뭐 나름 장점도 있는 것 같다. 업무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을 수 있으니.


문의 내용은 기능 사용법, 오류, 데이터 등록 요청 등 다양하다.

'이 기능은 제공이 되나요? 안된다면 우리는 이러한 상황인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이 기능을 사용했는데 적용이 안되는 것 같아요.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데이터 일괄 등록이 필요한데 지원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러 문의를 받아 확인을 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문의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을 작성하면, 문의를 작성한 담당자에게 메일이 발송된다.

여기에는 귀찮은 일이 하나 숨어있는데 바로 답변을 작성하는 일이다. 유선을 통하는 경우 상대방과 대화를 하며 실시간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장황한 내용들을 텍스트로 풀어내야 할때면 눈이 질끈 감기곤 한다.

유선을 활용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몇 백개의 고객사 문의가 오다보니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문의 게시판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뭐, 정 설명이 힘들땐(또는 급하거나) 유선으로 연락하는 편이다.


나는 이 귀찮은 일을 처리해줄 전문가를 고용했다.

이전 회사는 정책상 ChatGPT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외부망이 되는 노트북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면 노트북에서 확인한 내용(보통은 소스코드)을 내부망만 되는 피씨로 옮겨야 하는 귀찮은 일이 존재한다. 다행히(?) 이 곳은 개발PC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나는 GPT에 백엔드, 서버, 프론트엔드 등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나누어 사용중인데, 여기에 메일 전문가를 추가했다.

'이제부터 너는 비즈니스 메일 전문가야'


그리고 내용을 간략히 작성한다.


그러면 내 전문가는 내용을 다듬어준다.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문득, 신입때 메일을 작성하기전 여러번 썼다 지웠다 했던 기억이 난다. 비즈니스 메일 작성법을 구글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분명 편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젠 ChatGPT 없는 시절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메일 작성 뿐 아니라 이걸 통해 앱도 개발해보고 런칭까지 해봤으니 말이다.

AI를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는 것이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지 않을까.


세상이 참 빠르게 바뀌어간다.

고맙다. 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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