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눈

목우씨의 시시하게 살자(451)

@. 오늘은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동시 한 편 배달합니다.


크리스마스와 눈
박지우(어린이)

눈이 뒤덮여 있어요
토끼 가족은 집에 있어요.
코끼리 가족은 밖에 있어요.
따뜻한 옷 입고

토끼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고 있어요.
밖에는 반짝반짝거려요.
코끼리는 눈싸움을 해요.
집으로 가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며요.

여우 가족은
집 안에서 공부만 하고 있어요

갑자기 비가 왔어요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어요
동물들은 다 집으로 갔어요
- 네이버 블로그 [아트수 스토리 디자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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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기>

박지우 어린이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블로그(아트수 스토리 디자인)에 올려진 글을 내려받았는데, 해설은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읽다 보면 그 장면이 그려집니다.

눈이 뒤덮여 있는데 토끼 가족은 집에 있고 코끼리 가족은 따뜻한 옷 입고 밖에 있어요. 하얀 토끼와 하얀 크리스마스는 잘 어울리는데 갑자기 정글의 코끼리가 등장합니다. 눈싸움을 하면서. 그러고 보니 코끼리 긴 코는 눈싸움하기에 아주 딱 맞아요. 또 긴 코로 크리스마스트리 만드는데 잘 맞구요.
신기하게 여우 가족은 집 안에서 공부만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꾀가 많은가 봐요 갑자기 비가 왔고,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뜨고, 동물들은 다 집으로 갔어요.
어린이다운 마음이 담긴 동시라 읽는 순간 따뜻함이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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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제 이야기 주절주절 늘어놓습니다.

어릴 적 팔칸집에 살 때 주인이 교회 장로님이라 집집마다 한 사람은 꼭 예배당에 가야 했다. 우리 집에서 선택된 사람은 바로 나. 그러니까 학교 들어가기 전 여섯 살 즈음이리라. 아마도 지금 이름으론 주일학교 유치부였을 듯.
운 좋게도 성탄을 며칠 앞둔 날이었고 가장 먼저 배운 노래가 ‘탄일종이 땡땡땡’이었다. 그리고 그날 태어나서 가장 많이 과자를 먹은 날이기도. 나중에 이 성가가 초등 교과서에도 실렸다는데 그러니까 학교 들어가기 몇 년 전에 이 캐럴을 배운 셈이다.

“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
저 깊고 깊은 산속 오막살이에도 탄일종이 울린다.
탄일종이 땡땡땡 멀리멀리 퍼진다
저 바닷가에 사는 어부들에게도 탄일종이 울린다.”

그때부터 교회 다니기가 좋았다. 일단 과자를 많이 주니까. 거기다 한 살 어린 주인집 딸 혜숙이랑 같이 갈 수 있어서. 팔칸집은 여덟 가구가 모여 사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연립주택 형태다. 방 하나에 부엌 하나 있는. 화장실은 물론 공용.
정확히는 기억 안 나나 혜숙이 집은 바로 옆에 따로 짓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여덟 가구와 분리된 주인집으로 부자란 말이다. 교회 다니면서 나의 총기(?)는 빛을 발했다. ‘성경퀴즈’에 특출했으니까. 일등 하면 상이 들어오니 교회 나가는 시간이 즐거울 수밖에.

그러나 밖에서의 생활은 반대였다. 교회 다녔기 때문에 놀림감이 될 때가 많았다. 또래들과 모여 놀라치면 애들은 날더러 ‘예수꼬랑댕이’라 하며 놀렸다. 꼬랑댕이가 ‘꼬리’의 사투리니까 예수님 꼬리 노릇한다는 뜻인가. 단지 먹을 게 많아지고 상품이 생겨 좋았을 뿐인데.
가끔은 녀석들이 내 주위를 빙빙 돌면서 노래 부르며 손뼉을 쳐댔다.

“예배당에 갔더니 / 눈 감아라 해 놓고 / 신발 뚱쳐가더라.”
이 얘기의 진실은 아직도 모른다. 다만 당시 교회 가면 땅바닥에 의자 형태로 된 판자에 앉아 예배 보았으니. 그때 교회 안에는 신발 신고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놔두면 누군가 슬쩍 훔쳐갈 수 있었으리라. 그걸 풍자해 만든 노래랄까.

오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성당이나 교회로 갈 테고, 그렇잖은 사람은 집에서 크리스마스 소재 영화 한 편 골라 보시겠지요. 모든 글벗님들에게 성탄의 축복이 하늘에서 무진장무진장 내리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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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모두 pixabay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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