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 ‘개미와 베짱이 우화’ 고쳐 쓰기

@. ‘우화 고쳐 쓰기’는 새로 창작한 우화를 연재함이 아니라, 기존 잘 알려진 유명 우화를 다른 시각에서 고쳐 쓰는 글쓰기입니다.



제23화 : ‘개미와 베짱이 우화’ 고쳐 쓰기



(1) 원본 '개미와 베짱이 우화' (<이솝우화>에서)



된서리가 내린 어느 추운 겨울날, 개미가 여름 동안 열심히 저축해 놓은 보리를 말리려고 조금 끌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베짱이였습니다. 베짱이는 굶어 죽을 지경이 다 되었다며 목숨을 이어갈 수 있게끔 아무쪼록 그 보리를 한 입만이라도 얻을 수 없겠느냐고 개미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개미가 베짱이에게 물었습니다.

“지난여름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나요?”

“나는 여름 내내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요.”

그러자 개미는 비웃으며 곡식 창고를 꼭꼭 잠그고는 말했습니다.

“여름 내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면 당신은 겨우내 춤을 출 수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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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쳐 쓴 '개미와 베짱이 우화'



개미는 여름 내내 일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일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이 되면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양식이 된다는 생각에 힘이야 들었지만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반면에 베짱이는 여름 내내 노래하며 즐겼습니다. 어떤 땐 조용하게, 어떤 땐 목청이 터질 듯이 크게 시원한 나무그늘만 찾아다니며 노래했습니다. 개미가 일하든 말든 거기에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열심히 노래를 했습니다.

개미는 은근히 골이 났습니다. 자신은 이렇게 땡볕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베짱이는 노래나 부르며 놀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지 하면서도 속으론 걱정이 되었습니다. 오는 겨울에 배고파 양식이라도 얻으려 오면 귀찮아지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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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개미가 잠시 짬을 내어 베짱이에게 말을 던졌습니다.

개미 : 너 그렇게 놀다가 겨울에 양식이 없어 굶어 죽을 지경이 되면 내게 빌리러 오겠지. 그땐 어림없다.

베짱이 : 그런 걱정은 땅 속 깊이 묻어두지 그래. 나에겐 겨울이 없거든. 겨울이 되기 전에 나는 애벌레를 낳고 땅 속에 묻히거든. 그리고 방금 네가 ‘논다’고 했니?

개미 : 그래 너는 늘 놀잖아.

베짱이 : 너는 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구나. 나는 노는 게 아니라 노래 부르고 있어. 노래 부르는 일이야말로 나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신성하지.


개미 : 노래 부르는 게 무슨 일이니, 그냥 노는 거지.

베짱이 : 그으래? 그러니까 네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했잖아. 내 말 들어볼래. 그럼 사람들 가운데 다른 일 않고 노래만 부르는 가수도 노는 사람이니?

개미 : 그들은 다르지. 직업이잖아.

베짱이 : 넌 참 어리석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네. 우리가 노래를 부르는 일은 네가 먹고살기 위해 양식을 모으는 노력과 다를 바 없어. 아니 어떤 점에선 더 고귀하다고 할 수 있지.


개미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노래 부르며 노는 일이 어떻게 먹고사는 일과 같아?

베짱이 : 그러니 너를 어리석다고 하는 거야. 우리의 노래는 우리 베짱이가 영원히 이 지구에서 멸망하지 않고 뿌리내리기 위한 아주 중요한 일이거든. 우린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서로의 짝을 찾아. 그래서 알을 까고 거기서 우리의 새끼가 나와 우리 베짱이의 세계를 계속 이어가게 된단 말이야. 그러니 너는 네 가족 먹을 양식이나 열심히 구해. 나는 나대로 열심히 노래 부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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