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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마 May 30. 2024

맨발 걷기 해보셨나요?

<새로운 시작을 앞둔 당신에게>

신발을 벗는다.

양말을 벗는다.

그냥 땅에 발을 냅다 내디딘다.

윽! 차갑다.

아... 이상한데.

뭔가... 좋다.



집에서도 양말을 자주 신고 있는 나로선 맨발 걷기는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던 행위였다.

‘흙을? 맨발로 밟는다고?’

‘맨발을 내보이다니 부끄러운데…’

‘개미나 벌레라도 밟으면 어떡해?‘


겁이 많던 내가 무슨 마음에선지 오늘은 맨발 걷기를 도전해 보기로 한다. 요즘 집 근처 산을 가볍게 오르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 길 시작 부분에 맨발 코스가 있었다. 항상 갈 때마다 5~6명의 사람들이 맨발로 걷고 있어서 신발을 신고 그 길을 지나가는 내가 오히려 이상해 보였달까.


처음 맨발을 땅에 디딘 느낌은 차갑다! 였다. 하지 말까? 누가 강요한 사람도 없는데 나 혼자 마음이 오락가락. 그러다 다시 신발을 벗어놓은 벤치에서 일어나 땅에 발을 내디딘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오! 뭐지? 이상하다. 분명 낯설지만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라고 생각할 만큼 이 새로움이 너무 좋았다.


맨발 걷기 코스는 지압하는 맨발 걷기와는 달리 온전히 흙을 느낄 수 있도록 반들반들하게 땅을 다듬어 놓은 곳이다. 삐죽 튀어나온 것이 없도록 길을 정리해 두었기 때문에 날카로운 돌을 밟아 발이 아플 일도 없다. 지자체에서는 친절하게도 발 씻는 수도 시설까지 새로 만들어두었다. 낙엽을 쓸 수 있는 빗자루까지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맨발 걷기 운동을 장려하기 위한 준비는 완벽했다.

한때 유행이라며 뉴스에서도 소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운동의 좋은 점을 찾아보면 다이어트, 독소 배출 등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경북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걷기 운동 실험 결과
맨발 그룹이 운동화 그룹에 비해 다이어트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특히 복부둘레 부분이 가장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나에게 맨발 걷기가 의미 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모르고 살던 새로운 감촉에 대한 눈뜸이다.

그냥 양말만 벗으면 되는 아주 단순하고도 쉬운 행동 하나로 전혀 몰랐던 촉감의 신세계를 맛보았다.


옛날 짚신, 고무신을 신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그때는 사방이 다 흙길이었다. 얼기설기 엮은 짚신이 요즘 나오는 운동화, 구두처럼 발을 꽉 막는 신발도 아니다. 발에 흙이 묻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옛날의 아이들은 맨발로 흙을 밟고 뛰놀지 않으면 어디 놀이터가 따로 있었던가. 농사라도 지을라치면 흙을 만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만큼 흙과 가까웠다.

지금 우리는 아스팔트로, 시멘트로 꽁꽁 덮인 길을 두터운 신발을 신고 밟는다. 그보다 더 두껍고 큰 바퀴에 실려 둥둥 떠다닌다. 내 발로 온전히 땅을 느끼며 걸어본 적이 우리 집 방바닥 말고는 없었다. 그러니 내게 맨발 걷기는 일종의 충격이었다. 신선한 충격. 지금은 그것에 중독되었는지 산에 갈 때 발 닦는 수건을 깜빡하고 온 날 맨발 길을 지나치는 것이 너무 아쉽다.


세상은 참 신기한 곳이다. 늘 가까이 있었으나 깨닫지 못하기도 하고 전혀 모르다가도 갑자기 없으면 안 되는 필요가 되기도 한다. 도전과 새로움은 멀리 있지 않다. 큰 일일 필요도 없다. 그저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도해 보자. 새로움은 크든 작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지금 내게 맨발 걷기가 그렇다.


맨발 걷기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다면,

강추합니다! 꼭 한 번이라도 좋으니 도전해 보시길.


<새로운 시작을 앞둔 당신에게>  
망설이지 말고 그냥 시작해 보세요.
도전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 그게 바로 도전의 출발점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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